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국내 경제는 수출이 대체로 양호한 가운데 투자는 증가했으나 소비가 감소와 성장세가 미약한 수준을 지속했다"며 "고용 면에서는 취업자 수가 고령층 및 서비스업 중심의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제조업에서도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제가 미약한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금통위의 인식은 지난 1월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수출이나 취업자 수 증가폭 등 내용 면에서 전달보다 나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통위는 또 "앞으로 국내 경제는 유로존의 경제활동 부진 등에 따른 세계경제의 더딘 회복세 등으로 마이너스의 '국내총생산(GDP) 갭'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GDP갭은 잠재 GDP와 실질 GDP의 격차로 마이너스 상태는 '경기둔화' 또는 '회복'을 의미한다.
금통위는 "세계 경제를 보면 미국에서는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이어졌으나 유로지역에서는 경제활동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신흥시장국에서는 경제지표의 개선추세가 지속되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언급했다.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개선세가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 세계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했다. 다만 유로 지역의 재정위기, 미국의 재정긴축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고 성장의 하방위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는 당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1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1.4%와 비슷한수준인 1.5%를 기록했으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1.2%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통위는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수요 압력의 약화 등으로 당분간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통화정책 기조는 지정학적 위험 요인에 대한 인식을 반영한 것 외에는 지난달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금통위는 "앞으로 해외 위험요인 및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험과 이에 따른 금융·경제 상황 변화를 면밀하게 점검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도록 계속 노력하는 한편, 저성장 지속으로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75%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이로써 지난해 7월과 10월에 한 차례씩 0.25%포인트 낮아진 뒤 같은 수준을 4개월째 이어가게 됐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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