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지음 / 한경BP / 248쪽 / 1만3000원
개그맨 김영철은 2003년 KBS ‘개그콘서트’ PD의 권유로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코미디 페스티벌에 참석한다. 이 행사에서 영어를 알아듣지 못해 주위 사람들이 웃으면 더 크게 웃으며 리액션을 따라하던 그는 세계 무대에서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빌 코스비, 짐 캐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코미디언이 되겠다는 꿈을 품는다.
이후 10년간 꿈을 이루기 위해 열정적으로 공부에 매진한 결과 영어교육책과 번역서를 출간한 베스트셀러 작가로, 영어 교육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와 대학 영어 강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또 tvN ‘스타특강’과 삼성 ‘열정락서’ 등에서 영어 공부를 통해 얻은 경험을 특유의 유머와 넘치는 에너지로 전하는 스타 강사로 입지를 굳혔다.
《일단, 시작해》는 그가 확고한 목적과 꿈을 가지고 배움을 추구하며 겪은 경험과 이 과정에서 깨달은 다양한 교훈과 삶의 자세를 들려주는 에세이집이다. 저자가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이 책은 좌절을 극복한 눈물겨운 인생 이야기나 불굴의 의지로 역경을 이겨낸 성공 스토리가 아니다. 그가 만난 좋은 사람들의 혜안과 다양한 책들을 통해 얻은 깨달음, 끊임없이 고민하고 공부한 흔적들을 오롯이 담았다.
저자는 이를 통해 강연장에서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없다”고 한 청소년들에게, “무엇이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아무거나요”라고 답한 대학생들에게 꿈에 대한 열정과 중요성을 전하고 싶어한다.
이 책은 모두 5부로 이뤄져 있다. 1부에서는 저자가 영어에 입문하는 계기가 된 ‘몬트리올 코미디 페스티벌’ 경험담과 그의 영어 멘토 이근철의 추천으로 대학 강단에 서게 된 얘기 등을 전하며 “가슴 떨리는 삶을 살고 싶지 않으냐”고 묻는다. 2부에서는 성석제 소설집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정현종 시인의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등 저자의 인생에 변화를 주거나 삶의 진실을 일깨워준 책의 구절들을 소개한다.
3부에서는 저자가 자만에 빠지거나 인생의 문턱에서 좌절해 있을 때 조영남 강호동 신동엽 유재석 정선희 등 선배들이 해준 따끔한 충고나 조언 등을 전하며 “인생의 모든 순간이 배움이고 학습”이라고 말한다. 4부는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꿈을 이루기 위한 1만 시간의 분투기를 담았다. 그가 터득한 영어 공부법과 재미교포 여성 경제인 진수 테리가 전수한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한다. 5부에서는 그가 지금까지 품었던 꿈과 미래의 꿈을 이야기한다.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그가 맺음말에서 다시 얘기하는 ‘순간’이다. 저자는 “어떤 목표에 도달한 ‘성공의 순간’은 그 목표를 처음 세우고 마음먹은 ‘찰나의 순간’에 이미 어느 정도 담겨 있다”고 말한다. 꿈을 향한 첫걸음을 떼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다면 “일단 시작하라”고 권하면서 “처음 가진 순간을 끝까지 버리지 않는다면 성공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지금도 나는 내가 처음 희망했던 순간들을 또렷이 기억한다. 그리고 아직 나에게 다가오지 않은 순간을 기다린다. 번쩍하며 찾아올 황홀한 순간을. 그때의 나를.”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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