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ING, KB금융과 14년만에 결별

입력 2013-02-14 20:41  

보유지분 5.02% 7323억에 전량 매각


마켓인사이트 1월14일 오후 6시48분

KB금융지주의 2대주주인 네덜란드 금융그룹 ING가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한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14년 동안 지속된 KB금융과 ING의 전략적 제휴 관계는 공식적으로 끝난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NG는 보유하고 있는 KB금융 지분 1940만1044주(5.02%)를 15일 장 시작 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키로 하고 이날 기관투자가 등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했다.

블록딜 주관을 맡은 BoA메릴린치증권이 제시한 가격은 이날 종가(3만8000원)보다 0.7~1.4% 할인된 주당 3만7480~3만7750원이다. 매각에 성공하면 ING는 7271억~7323억원을 손에 쥔다.

IB업계 관계자는 “해외 은행에 비해 저평가된 국내 은행주에 대해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일반적인 블록딜에 비해 할인율이 낮은 만큼 전량 소화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ING가 KB금융 보유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본사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ING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어려움을 겪자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128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네덜란드 정부는 대신 구조조정 및 해외 자산 매각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최근 KB금융에 ING생명 한국법인을 팔려던 계획이 무산되자 KB금융 보유 지분을 서둘러 처분한다는 분석이다.

ING는 국민연금(8.58%)에 이은 KB금융의 2대주주다. 이번에 지분을 매각함에 따라 1999년 주택은행 지분 9.99%를 사들이면서 시작된 KB금융과 ING의 제휴관계도 정리된다. 주택은행은 2001년 국민은행과 합병해 통합 국민은행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ING가 KB금융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예정됐던 수순”이라며 “다만 KB금융이 최근 ING생명 인수를 포기하자 예상보다 서둘러 지분을 파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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