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형저축펀드 출시 경쟁…'흥행' 성공할까

입력 2013-02-17 16:31   수정 2013-02-17 23:54

운용사들, 국내채권형 등 형태로 내달 6일 판매

한국·삼성·KB·미래에셋 각각 최대 3개 상품 준비 중
최소 7년이상 장기투자…母펀드 수익률 등 잘 따져봐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네비게이터’, KB자산운용의 ‘KB밸류포커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아세안’ 등 국내 주요 운용사의 간판 펀드들이 다음달 초 재형저축(근로자재산형성저축)펀드로 출시된다. 자산운용사들이 새롭게 부활된 재형저축펀드 시장에서 초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최근 몇 년간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간판 펀드의 자(子)펀드 형태로 상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재형저축펀드란 정부가 서민과 중산층의 재산 형성을 돕기 위해 18년 만에 부활시킨 비과세 금융상품이다. 적립식 펀드에 장기투자할 계획이 있는 투자자들은 재형저축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5일부터 각 자산운용사로부터 재형저축펀드 상품 신고서를 접수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이 상품 신고서를 이날 금감원에 제출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8일 신고서를 낼 계획이다. 김경영 금감원 상품심사1팀장은 “18일까지 신고서를 제출한 펀드들은 다음달 6일부터 판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재형저축펀드는 연봉 5000만원 이하 근로자와 연소득 3500만원 이하 자영업자가 7년 이상 가입하면 연간 펀드 납입액 1200만원(분기당 300만원) 한도 내에서 이자(배당)소득세(세율 14%)가 면제된다. 또 운용보수와 판매보수도 일반 펀드에 비해 최소 30%가량 싸다.

자산운용사들은 재형저축펀드가 침체의 늪에 빠진 펀드시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다양한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양도소득에 대한 비과세가 이미 적용되기 때문에 해외펀드(주식형·채권형)나 국내 채권형,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 등을 중심으로 상품을 준비 중이다.

한국투신운용은 ‘한국투자재형네비게이터자(채권혼합형)’, ‘한국투자재형글로벌타겟리턴자(주식혼합형·재간접)’, ‘한국투자글로벌분산투자(채권형·재간접)’ 등 3개 펀드를 우선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 중 ‘한국투자재형네비게이터자’는 한국투신운용이 2005년 국내 주식형으로 출시한 ‘한국투자네비게이터’를 채권혼합형으로 ‘리뉴얼’한 것이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는 설정액 1조2711억원으로 설정 이후 106.69%(A클래스 기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가치투자로 최근 3년간 꾸준한 성과를 낸 ‘KB밸류포커스(국내 주식형)’의 자펀드 형태로 ‘KB재형밸류포커스30자(채권혼합형)’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 펀드는 펀드 자산의 30%를 ‘KB밸류포커스(국내주식형)’에 투자한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3년간 115%의 수익률로 해외주식형 펀드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아세안(해외주식형)’을 활용한 자펀드 ‘삼성재형저축아세안자’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코리안컨슈머재형저축자’, ‘미래에셋글로벌인컴재형저축자’ 등을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형저축펀드는 최소 7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보다 신중한 상품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박수진 한국투신운용 상품컨설팅팀장은 “재형저축펀드는 모펀드의 최근 3년 이상 수익률을 살펴보고, 개별 펀드의 수익률뿐 아니라 해당 운용사의 운용 철학과 원칙 등도 따져보고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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