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오석 부총리 후보의 '성장 善순환론'을 지지한다

입력 2013-02-17 20:42  

박근혜 정부의 경제팀을 이끌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 그는 합리적이면서 소신 있고, 관료 출신이면서 최고의 이코노미스트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경제기획원 시절 경제개발 5개년계획 수립에 참여했고, 외환위기 직후에는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으로 위기 수습을 주도한 경험도 있다. 14년 만에 재정부로의 금의환향이지만 4년째 KDI를 이끌어 국정 현안에 두루 밝은 것도 강점이다. 오랜 숙련을 받았기에 새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로서 전문성이나 부처 간 조율, 관료 장악 등에서 문제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당면한 대내외 경제환경은 첩첩산중이다. 고착화되는 저성장 기조를 타개해야 하고, 1000조원 규모의 가계부채를 풀어야 하며, 양극화와 복지 요구를 해결해야 하며, 엔저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고 해법도 쉽지 않다. 현 후보자는 이런 난제들을 뚫고 최소한 잠재성장률(3%대 중반) 수준으로 경제를 끌어올려야 할 책무를 어깨에 지게 됐다. 그는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당면한 최대 과제로 단기적으론 경제 회복을, 중장기적으론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과 성장잠재력을 어떻게 일신할 것인지를 꼽았다. 혁신 없는 단기 해결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며 경제의 근본적인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해온 현 후보자다. 하지만 당장의 불황 탈출도 시급하다. 단기 회복과 중장기 체질 개선은 자칫 상충관계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면밀한 선후대책의 재정비가 필요하다.

그동안 대선 과정에서 벌어진 경제민주화 광풍을 감안하면 현 후보자가 성장잠재력을 언급한 것 자체가 반가울 정도다. 그는 지난해 한 포럼에서 경제민주화가 반기업 정서나 재벌 때리기로 이어져서는 안 되며 시장경제의 기본인 공정 경쟁 확립으로 가야 한다는 소신도 밝힌 바 있다. 백번 옳은 말이다. 현 후보자는 강속구 투수는 아니어도 안정감을 주는 정통파 우완투수라고 볼 수 있다. 최고의 이코노미스트답게 그동안 정치논리에 찌든 경제를 차분하게 치유하고 성장동력에 다시 불을 지피는 경제 수장이 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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