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불황도 빗겨간 명품 세일…백화점엔 '명품반 사람반'

입력 2013-02-18 09:38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세일 마지막 날인 17일. 서울 회현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에는 폐장을 앞둔 저녁 7시에도 쇼핑객들이 끊임 없이 몰려 들었다. 백화점 건물 앞 주차장에는 자리를 찾지 못한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밀려 들어온 고객들은 백화점에 들어서자마자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수입 명품을 최대 80% 할인 판매하는 행사장 앞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긴 대열에 합류해 들어가 보니 행사장 내부는 그야말로 '명품 반 사람 반'이었다.

고객들은 누가 먼저 집어 갈세라 판매대 앞에 모여 물건을 골랐다. 아르마니, 비비안웨스트우드 등 이름이 잘 알려진 명품 진열대는 가방을 메고 옷을 걸쳐 보는 고객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서울 돈암동에서 온 유지숙 씨(35)는 "마지막 날이라 물건이 많이 빠져 아쉽지만 명품이 적어도 '반값'이라 쇼핑하는 즐거움이 있다" 며 "남편이 입을 랄프로렌 와이셔츠를 정상가보다 훨씬 싼 22만 원에 '득템'했다"고 말했다.

지난 15~17일 진행된 행사에는 사상 최대인 300억 원 규모의 물량이 투입됐다. 참여 브랜드도 전년보다 10개 늘어난 50여 개로 확대했다.

디젤, 돌체앤가바나, 아르마니 등 전통 인기 브랜드를 비롯해 2030대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더로우, 마틴마르지엘라, 알렉산더왕, 닐바렛 브랜드 등도 선보였다. 또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운영하는 편집매장인 슈 컬렉션, 분더샵, 블루핏, 맨온더분, 쏘쏠트 등도 총출동했다.

직장인 김연경 씨(30)는 "명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기 위해 분당에서 회현까지 왔다" 면서 "내일부터 신용카드 무이자할부 서비스도 중단된다고 하는데 이번 기회에 평소 갖고 싶었던 명품 가방을 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가 열린 6층과 9층 매장에도 고객들이 몰렸다. 한쪽 통로로 고객들이 입장하면 다른 쪽 통로에선 쇼핑백을 든 고객들이 줄지어 밀려들어왔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2030 젊은 층부터 유모차를 끌고 오는 가족 단위 고객까지 이번 명품대전의 경우 고객 층이 더욱 넓어졌다" 며 "기본적으로 50% 할인이 적용되는 패션 상품들이 특히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서울 무역센터점도 같은 기간 '해외패션 대전'을 열었다. 이번 행사에는 질샌더, 멀버리, 닐바렛, 파비아나필리피 등 총 30여개 명품 브랜드가 참여했다. 총 150억 원 이상의 물량이 투입됐으며 브랜드별로 최대 80% 할인 판매했다. 압구정 본점에선 18∼21일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오는 22∼24일 사흘간 해외명품대전을 연다. 전년보다 30% 늘어난 400억 원 규모로 에트로, 아르마니 꼴레지오니, 발리 등 75개 명품 브랜드가 참여한다. 최대 할인율은 80%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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