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시장성 모두 제각각
실적따라 대우 천차만별"
시민들 "편법의 대가 아니냐"
“스타급 가운데는 전관이 아니더라도 월 2억원 이상 버는 변호사가 수두룩합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년간 월평균 1억원가량의 급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관예우’가 또 도마에 올랐지만 그가 몸담았던 법무법인(로펌) 태평양 측 해명은 다소 다르다. 태평양에 따르면 파트너급 이상 변호사 가운데 황 후보자의 급여 수준은 ‘중상급’ 정도에 해당한다. 태평양 관계자는 “작년에 300여명의 국내 변호사가 20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으니 1인당 평균 매출이 7억원 정도”라며 “황 후보자는 고검장 출신이어서 직책이 ‘고문’이었지만 실제 일을 많이 했으며, 일한 만큼 보수를 받는 로펌의 급여시스템에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판검사 출신 전관들의 고액보수가 다시 화제다. 전직 판검사들이 로펌에서 기존 연봉의 몇 갑절을 받는 것은 전관예우 등 ‘편법의 대가’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로펌들은 “법무법인은 자선사업을 하는 곳이 아니다”면서도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에는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전관도 역량 따라 대우 ‘천차만별’
로펌의 급여 체계는 천차만별이다. 같은 로펌 내에서도 변호사마다 계산 방법이 다른 곳도 많다. 전관의 경우 1~2년간은 실적에 관계없이 일정액을 고정급으로 보장해주되 그 이후에는 일반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사건 유치와 해결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검찰청 중수부장 출신 등 고위직들이 운집해 대표적인 전관 로펌으로 불리는 법무법인 바른은 ‘배당금 선지급’ 방식을 택한다. 예컨대 일단 월 지급액을 2000만원으로 약정한 뒤 연말 정산 때 실적이 7억원이면 5억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정동기 전 대검차장이 이곳에 몸담은 7개월간 7억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감사원장 후보에서 낙마했지만 바른 관계자는 “전관이라고 예우 차원에서 거액을 챙긴 것이 아니라 그의 실적이 높아 연봉을 많이 받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월 3000만원을 지급했던 법무법인 로고스는 ‘보장급+인센티브’ 형태로 보수를 지급한다. 인재 유치 차원에서 영입 초기 1~2년차에는 실적이 없더라도 일정 급여를 보장해주지만 그 이후엔 실적에 연동시킨다. 김용호 로고스 대표변호사는 “전관들도 시장성이 제각각이고, 영업사원처럼 개인 역량에 따라 몸값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송사 의뢰인들의 전관 선호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도 법조계의 일반적 시각이다. 용한 의사를 찾는 환자의 심정과 같다는 논리다.
◆판검사들 퇴임 후 로펌행 선호
전관의 명암은 단독 개업할 때 가장 두드러진다. 3~4년 전만 해도 부장판사나 부장검사급 이상 전관은 단독 개업하면 1~2년 만에 수십억씩 버는 게 흔한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퇴직 전 1년간 일했던 법원과 검찰소관 사건은 퇴임 후 1년 동안 수임하지 못하도록 하는 변호사법(일명 전관예우금지법)이 2011년 5월부터 시행되면서다. 최근 퇴임한 고위 법관들이 단독 변호사 개업 대신 김앤장 태평양 율촌 등 대형 로펌을 택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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