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는 달이 아니라 태양의 움직임에 따른 계절 변화를 나타낸다. 고대 중국 주나라 때 고안됐고 달력에 쓰인 것은 6세기 초 위나라 때부터라고 한다. 당시 통용되던 음력이 계절을 잘 반영하지 못하자 농사용 절기를 따로 만들었던 것이다. 24절기는 춘·하·추·동 계절별로 각각 6개의 절기로 이뤄진다. 명칭은 4계(입춘, 입하, 입추, 입동)와 더위(소서, 대서), 추위(소한, 대한), 비와 눈(우수, 곡우, 소설, 대설) 등으로 재치있게 표현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타원 궤도로 돌고 있는 만큼 24절기의 날짜는 매년 조금씩 다르다. 우리나라에는 원나라 사신 왕통이 처음 들여와 고려 충선왕(1308~1313년 재위) 때부터 널리 사용됐다. 절기가 중국 허베이 지방 계절에 맞춰진 탓에 우리와 잘 맞지 않기도 한다.
내리던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우수(雨水)가 어제(18일)였다. 계절은 어느덧 경칩(3월 5일)을 향해 달리고 있다. 평안도 지방에 전해지는 ‘수심가’에는 ‘우수 경칩에 대동강 풀리더니 정든 임 말씀에 요 내 속 풀리누나’ 하는 대목이 나온다. 북쪽의 대동강이 녹을 정도니 한반도 전역에 온기가 돌기 시작한다는 의미다.
올겨울은 유난히 춥고 눈도 많았다. 지난 1월의 평균기온이 영하 2.2도로 예년 평균보다 1.1도 낮았다. 앞으로 며칠간 아침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반짝추위가 온다지만 동장군 기세도 슬슬 꺾이는 모양새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이성부 ‘봄’)
이제 새 정부 인선도 마무리단계다. 여야 모두 좁은 울타리 속에 갇혀 서로의 상처를 할퀴며 티격태격하지 말고 세계를 무대로 뛰는 기업들처럼 확 트인 시야로 국정활동을 했으면 한다. 그래야 퇴행적 정쟁(政爭)만 질리도록 봐온 국민들도 모처럼 푸근한 마음으로 봄을 맞을 게 아닌가.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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