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른다" vs "매도 바람직"
상승세를 타던 강원랜드 주가가 기대에 못미친 작년 4분기 실적 발표에 주춤한 모습이다. 증시전문가들의 전망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가 여전하지만 ‘정점을 찍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지난 15일 발표된 강원랜드의 작년 4분기 매출은 31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에 그쳤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50억원과 503억원으로 18.6%와 36.7% 감소했다.
강원랜드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의견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은 4분기 실적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들은 매출이 정체된 것은 수용 인원이 한계에 다다른 탓이고, 이익 감소는 세금과 기부금 등에 영향을 받아서이지 회사 경쟁력 저하와는 무관하다고 평가한다. 이보다는 올해 본격화될 증설과 이로 인한 실적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강원랜드는 오는 4월부터 단계적으로 카지노 테이블을 132대에서 200대로 늘리고, 슬롯머신 또한 960대에서 1360대로 확충할 계획이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월매출이 테이블은 1개당 5억원, 슬롯머신은 3000만원인 점을 감안할 때 연간 5000억~6000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가 있다”며 “내국인 카지노가 현재 포화 상태여서 증설은 곧바로 실적으로 연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강원랜드는 배당 성향이 50%에 달하기 때문에 증가한 이익은 고스란히 배당으로 주주들에 돌아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 태백시 협력기금 출연금이 128억원이나 발생했고 인건비도 47억원에 달했다”며 “이는 증설에 필요한 비용이므로 일회성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증설 효과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민 정서를 고려할 때 사행성 게임 덕분에 강원랜드 실적이 급증하는 것은 부담되는 부분”이라며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이상으로 강원랜드 매출이 성장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일정 규모 이상으로 매출이 커지면 매출총량제 등으로 정부가 강원랜드의 성장을 제한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신증권은 강원랜드의 목표주가를 현 주가(3만2000원)보다 낮은 3만1000원으로 제시하며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낸 상태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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