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담보부사채 의존하다 신용등급 떨어져”

입력 2013-02-19 08:54  

이 기사는 02월18일(10:16) 자본시장의 혜안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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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우량 기업, 대체 조달수단으로 담보부사채에 눈 돌려
- 여유자산 부족해지면 무보증사채가 실질적인 후순위로

무리한 담보부사채 발행이 회사채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의 여유 자산이 부족한 경우 담보부사채 발행으로 인해 무보증사채가 실질적으로 후순위에 놓일 수 있어서다.

◆비우량 기업에 대체 조달수단으로 각광
18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들어 기업들의 담보부사채 발행 검토가 늘고 있다. 담보부사채 신용평가 방법에 대한 문의도 많아졌다.

실제 동부메탈은 지난 14일 650억원어치 담보부사채를 발행했다. 앞서 계열사 동부팜한농도 지난달 29일 1400억원어치 담보부사채를 발행했다. 2001년 이후 작년까지 10여년 동안 담보부사채 발행은 4550억원에 불과했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BBB급이나 건설 해운 조선처럼 업황 전망이 좋지 않은 산업에 속한 기업은 회사채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은 투자자 확보를 위해 무보증사채가 아닌 담보부사채를 이용한 자금조달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회사채 시장에는 무보증사채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신용등급 간, 업종 간 발행 여건의 양극화가 지속되면서 담보부사채가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비우량 기업은 자기 신용에만 의존하면 회사채 발행 자체가 어렵다. 부동산 등의 담보를 활용하면 기업의 신용등급 보다 높은 신용등급으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 만기나 금리 등 발행 조건도 유리해진다.

담보부사채의 가장 큰 특징은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뿐 아니라 담보물건에 대해서도 투자자가 청구권이 있다는 것이다. 무보증사채 투자자는 기업에 대해서만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담보부사채 투자자는 기업이 사채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담보자산을 처분해 그 대금으로 원리금을 변제 받을 수 있다. 해당 자산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선순위를 갖는 셈이다.

◆신용등급 평가는 어떻게
담보가 제공되는 만큼 담보부사채의 신용등급은 무보증사채보다 높다. 신용평가사는 담보자산의 가치분석 등을 통해 예상회수율을 산정하고 신용등급 상향 조정 여부를 검토한다.

예상회수율(투자등급 기준)이 80%를 웃돌면 무보증사채에 비해 한 단계 높은 신용등급이 담보부사채에 부여된다.

한국신용평가는 "무리한 담보부사채 발행은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정 자산에 대해 우선적인 청구권이 부여되기 때문에 담보부사채 발행은 기존 무보증사채 투자자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국신용평가는 담보부사채 발행 후 기존 무보증사채의 예상회수율이 40%를 밑돌면 기존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권 연구위원은 "투자등급의 하단이나 투기등급에 속한 기업이 담보부사채를 발행하거나 투자등급이더라도 대규모 담보부사채를 발행할 때는 담보부사채의 신용등급뿐만 아니라 해당 담보부사채 발행이 무보증사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신용등급 조정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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