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가 "지원 체감 못해"
생활가전 중소기업 H사를 운영하는 P사장은 얼마 전 거래은행에 가서 기존 대출금의 10%를 상환하고, 창구 직원의 권유로 월 300만원짜리 정기 적금에 들고서야 대출 연장을 받았다. 그는 은행들의 중소기업 특별지원 소식에 대해서는 “달라진 게 없는데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고 시큰둥해했다. “은행 문턱은 높고 대출 시 꺾기 관행은 여전하다”는 불만이었다.
최근 1억원 정도의 연구·개발(R&D) 자금을 대출받기 위해 거래 은행을 들렀다는 수출용 블랙박스 제조업체 A사의 S사장도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설 특별자금을 풀었다는데 대체 누구에게 얼마를 풀었다는 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연초부터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특별 지원에 나선다고 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전국 868개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 자금 수요 조사를 벌인 결과에서도 응답 기업의 77.5%가 은행권의 지원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은행들은 새 정부의 중소기업 중심 경제정책 기조에 발맞춰 중소기업에 대출확대, 대출연장, 신속대출, 대출금리인하, 수수료 인하·폐지, 자금 컨설팅 등으로 약 30조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 7조원, 기업은행 7조원, 국민은행 5조5000억원, 신한은행 5조5000억원 등이다.
문제는 발표만 요란했을 뿐 실제로 현장에서는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기업인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라는 점이다. 특히 중기업(66.2%)보다는 소기업(79.6%), 수도권 기업(71.8%)보다 비수도권 기업(78.2%), 수출기업(73.3%)보다 내수기업(78.6%)에서 은행권 지원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답이 높게 나왔다. 이는 은행권이 지원하더라도 대기업과 수도권, 수출기업 등 지원할 만한 기업을 골라 지원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소기업은 지원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현장에서 지원 방침을 집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57.7%)이라고 답했다. “우량 중소기업에 혜택이 집중돼 일반 중소기업에는 해당이 없다”(33.3%)는 응답도 많았다.현장에선 은행권의 중기 특별지원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또 중소기업은 은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이유로 ‘보증서 요구’(47.4%)를 가장 많이 들었고 ‘부동산 담보 요구’(40.2%), ‘고금리’(27.8%) ‘재무제표 위주 대출’(22.7%), ‘신규대출 기피’(9.3%)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최복희 중기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금융권이 말뿐이 아니라 자금이 필요한 어려운 기업에 적시에 적절한 금리로 대출하려는 실질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진/은정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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