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원 출신 '경제 투톱'…성장 잠재력 높여 '창조경제' 이끈다

입력 2013-02-19 17:22   수정 2013-02-20 02:55

청와대 인선 완료 - 현오석·조원동 경제팀

군림형에서 소통형으로…'고환율정책' 변화 촉각




“시장을 중시하는 합리적 경제관료.”

박근혜 정부 1기 경제팀을 끌고 갈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19일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내정된 조원동 조세연구원장에 대한 공통된 평가다.

○EPB 라인으로 1기 경제팀 구성

조 내정자는 현 후보자와 재정경제부에서 한솥밥을 먹던 대표적 경제기획원(EPB) 출신이다. 1999년 현 후보자가 경제정책국장으로, 그는 바로 밑에서 정책심의관으로 호흡을 맞췄다.

재경부 관계자는 “당시 외환위기 이후 경기 회복과 수출경쟁력 회복, 기업 구조조정 등 현안별로 두 사람이 역할을 분담해 실무를 맡았다”며 “차기 정부에서도 훌륭한 팀 플레이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인선이 남아 있지만 정권을 교체하고 들어선 이명박 정부 첫 경제팀이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전광우 금융위원장처럼 서로를 잘 모르거나 경제관이 달라서 불협화음을 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 내정자는 이날 인선 발표 후 합동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수석이 하는 것은 결국 내각을 돕는 일”이라며 “내각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팀의 일원으로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를 앞세워 내각 위에 군림하기보다는 부총리가 경제 전반의 컨트롤 타워를 맡을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세제, 환율 정책에서 차별화 예상

전문가들은 EPB 출신의 정책라인 전면 배치에 대해 ‘창조경제’라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비전을 구현할 수 있는 포석으로 해석했다. 특히 조세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조 내정자가 증세 없는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이 고민이다. 잠재성장률 하락과 이에 따른 세수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공약 이행과 복지 확대를 위한 재원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정부 고위 간부는 “두 사람 모두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내수 진작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복지를 확대하는 정책을 추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PB 출신의 전면 기용과 함께 경제정책에서도 이명박 정부 초기에 추진했던 ‘MB노믹스’와의 차별화가 예상된다. 조 내정자는 EPB 출신답게 인위적인 고환율정책에 비판적이다. 규제 완화와 서비스산업 활성화 등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은 강조하면서도 산업구조를 ‘환율 의존형’으로 가져가는 것에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감세정책에 대해서도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부총리 역할도 ‘서번트 리더십’으로

현 후보자는 지난 18일 재정부 첫 업무보고 자리에서 “앞으로 재정부는 힘에 의한 조정이 아니라 전문성으로 부처를 설득해서 끌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부총리제 부활로 재정부가 명실상부한 정책 총괄 및 조정 기능을 확보하게 됐지만 권한을 휘두르기보다는 부처의 입장을 경청하고 제3의 대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정부에서는 경제부총리제가 부활된다고 해서 밀어붙이기식으로 일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심기/류시훈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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