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글로벌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의 요인으로 꼽혔던 환율 우려와 외국인 수급 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달말 미국과 이탈리아 정치권 불확실성에 일시적인 조정을 받을 수는 있지만 지수는 내달 중 2100선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지수 반등 여력 충분…단기 고점 2100선"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증시 대비 국내 증시의 약세가 해소될 것이라며 내달부터 본격적인 상승장세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도 "지난달 전망에서 이달 중순이 증시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며 "추가적인 반등 여력이 남아 있으며 내달 중 고점은 2100선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과 환율의 변화가 현재 우호적으로 진행 중이기 때문에 우선 목표치는 2040으로 잡고, 내달 고점은 2100선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지수 상승의 근거로 환율 안정과 외국인 수급 개선을 꼽았다. 내달 들어서 미국의 고용 회복, 유럽의 내수 반등 등 글로벌 경기 회복 추세가 더 강화될 것이란 진단도 증시 추가 상승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중국 역시 3, 4월 구매관리자지수(PMI) 반등 등으로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날 것으로 관측된다.
조 센터장은 "국내 기업의 이익 회복에 대한 신뢰감에 큰 타격을 준 이슈가 환율 문제인데, 엔화 약세라는 대형 악재는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오 연구위원도 "지난달부터 코스피의 글로벌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야기했던 환율과 외국인 수급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줬던 뱅가드의 영향력이 약화됐으며, 원화와 엔화 관련 환율은 추세적인 상승과 하락이 아닌 박스권에서 갖힌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엔화 약세는 유럽 사태 종료와 아베 정부와 공격적인 양적 완화로 인해 파생한 것인데, 현재 엔화 수준은 유럽 사태가 시작됐던 2010년 수준에 거의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뱅가드 영향력의 감소에 따른 추가적인 외국인 수급 개선도 기대되는 요인이다.
이 팀장은 "뱅가드 물량 영향권에서 시장이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글로벌 증시 대비 부진한 흐름에서 탈피했다"면서 "이달말 정도 미국 예산 자동 감축(시퀘스터) 협상과 관련한 노이즈로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긴 하겠지만 조정은 매수 기회란 생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연구위원도 "시퀘스터가 발동되더라도 전체적인 규모를 감안했을 때는 일시적 충격 요인에 그칠 것"이라며 "이에 따른 주가 하락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단기 반등 국면서 그동안 환율 우려에 발목이 잡혀있던 주요 수출주인 IT(정보기술)와 자동차주에 대한 관심이 유효할 것이란 진단이다. 또한 중국 춘절 효과를 넘어 내달초 중국 양회를 통한 정책 모멘텀이 기대되는 중국 관련 소비주도 관심업종에 이름을 올렸다.
이 팀장은 "실적에 대한 신뢰와 조정시 하방이 튼튼한 IT(정보기술) 관련주와 중국 관련 도시화와 중산층 정책 모멘텀이 기대되는 중국 소비 관련주(여행·카지노·화장품), 에너지(정유) 업종에 대한 투자가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최근까지 많이 눌려 있던 IT(정보기술), 자동차와 중국쪽 모멘텀이 있는 소재(화학·철강) 업종, 중국 도시화와 관련한 소비주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 "저조한 거래대금…투자심리 회복 관건"
이번주 들어 거래대금이 3조원을 하회하며 전날 연중 최저치로 밀린 것에 대해서는 지수가 본격적인 반등세를 나타내는 상황이 오면 주요 투자주체들의 심리가 개선될 것이란 진단이다.
이 팀장은 "현재 개인들은 주식 시장에 대해서 경계감이 극대화돼 있는 상황"이라며 "펀드와 랩 등의 상품에서 손실을 입었고, 현재에도 주식이 물려있는 상황이라 현재 지수 상황을 비싸게 보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2200선을 넘어 역사적 고점을 향해 가는 상황이 펼쳐지면 개인들의 자금이 급격히 유입될 수 있다"면서 "현재 상황은 증시 주변에서 자금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최근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이달 초반부터 나타나고 있는 커플링 현상 때문"이라며 "다만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은 '스몰 커플링'으로 본격적인 추세적 상승세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 동안 글로벌 증시 대비 크게 부진했던 한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를 따라잡기 위해 본격적인 커플링을 전개하는 것은 하반기나 돼야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최근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상황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이 '사자'로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는 악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오 센터장은 "외국인과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에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펀드 쪽 자금 유입이 부진하고, 거래대금도 극단적으로 낮아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오전 11시6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 대비 22.08포인트(1.11%) 오른 2007.91을 기록중이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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