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박성욱ㆍ김준호ㆍ박상훈 3인 사장 체제…SK색 짙어져

입력 2013-02-20 15:47   수정 2013-02-20 16:19

SK하이닉스가 박성욱ㆍ김준호ㆍ박상훈 3인 사장 체제로 재편됐다. 하이닉스 시절에는 없던 체제다. 부문별 사장을 두는 SK그룹의 조직문화가 본격적으로 이식됐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20일 책임경영을 중심으로 성장을 가속화하고 미래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연구개발 총괄을 맡아온 박성욱 부사장은 전날 이사회에서 권오철 사장 후임으로 새 대표에 오른데 이어 이날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사장은 제조부문 총괄과 함께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재편된 미래기술연구원(舊 연구소), 상품기획기능, M8사업부를 모두 맡게 됐다. KAIST에서 석박사를 받은 엔지니어 출신의 박 사장은 사내 대표적인 기술 전문가로 통한다. 회사 측은 박 사장이 미래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연구개발 총괄과 마케팅본부에 속해있던 연구소와 상품기획 기능을 CEO 아래 두어 독립성을 확보하게 했다" 며 "이를 통해 차세대 메모리 등 선행 기술의 개발과 상품화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소의 명칭을 미래기술연구원으로 바꿔 기술 확보에 대한 의지를 밝혀다" 며 "M8사업부는 제조총괄에서 분리해 비메모리 반도체 역량 강화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IT산업의 융복합화에 대한 효과적 대응을 위해 마케팅본부 내 컴퓨팅 조직과 모바일 조직은 하나로 합쳤다. 고품질의 낸드플래시 솔루션 확보를 위해 플래시개발본부에 속해있던 솔루션 개발기능은 별도의 본부로 확대했다.

지난해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당시 그룹 측에서 옮겨온 김준호 사장은 코퍼레이트 센터를 총괄한다. 이곳은 연구개발 및 제조를 제외한 지원 업무를 맡는다.

SK그룹의 기업문화를 하이닉스에 효율적으로 도입하고 전략을 짜는 일 등을 한다. 인사, 총무, 법무, 홍보 등을 두루 관장한다. 김 사장은 지난 19일 이사회에서 권 사장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사내 등기이사에 새로 추천됐다.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이사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SK하이닉스 사내 이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박성욱 사장, 김준호 사장으로 구성된다.

SK바이오팜에서 SK하이닉스로 온 박상훈 사장은 제조총괄을 맡아오다 사장급 연구ㆍ기술위원에 올랐다. 이 자리에 사장급이 앉게 된 건 사내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

일각에선 이번 인사를 통해 SK 문화 심기가 가속화 됐다는 분석과 함께 그룹 영향력이 더욱 확대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태원ㆍ박성욱 각자 대표 체제에 이어 경영진까지 전례 없던 3인 사장 체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부문별 사장 체제를 둔 것" 이라며 "전문 분야에 따라 역할 분배가 적절히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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