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게 큐브, 울림, 스타쉽은 생소한 이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룹 비스트와 포미닛, 인피니트, 씨스타를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씨스타는 지난해 ‘나혼자’와 ‘러빙유’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것을 비롯해 멤버 효린(사진)과 보라로 구성한 2인조 유닛 씨스타 19의 ‘있다 없으니까’를 발표한 후 지금까지 계속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큐브의 비스트와 포미닛, 울림의 인피니트 역시 치열한 아이돌 그룹 시장에서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로엔은 ‘좋은 날’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아이유와 ‘피어나’로 주목할 만한 모습을 선보인 가인, 가인이 속한 브라운아이드걸스 등으로 가요계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이른바 대중음악 시장의 ‘3강’으로 불리는 SM-YG-JYP 소속이 아닌 중소 연예기획사들이 최근 1~2년 사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특히 아이돌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인피니트는 지난해 데뷔 2년 만에 ‘추격자’로 각종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씨스타는 지난해 연속적인 히트와 함께 각종 CF에 출연하며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줬다.
아이돌 시장에서 ‘3강’ 이외 기획사들이 약진한 까닭은 뭘까. 이들이 ‘3강’과는 다른 방식의 전략을 세운 것이 무엇보다 컸다. 씨스타는 걸그룹 중 드물게 초반부터 애교 있고 귀여운 여성 대신 건강하고 활발한 모습으로 어필했다.
또 씨스타 19의 데뷔곡 ‘Ma boy’에서 섹시한 이미지를 어필한 후 ‘So cool’과 ‘나혼자’를 발표하며 보다 더 섹시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유닛 활동에서 보여준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그룹 활동으로 이어가며 그룹의 콘셉트 변화를 무리 없이 성공적으로 끌고간 것이다.
인피니트도 다른 아이돌 그룹과 달리 그룹이 일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개인 활동을 많이 하지 않고, CF도 자제하며 팀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무대 위에서 한치 오차도 없는 ‘칼군무’를 강조한 전략 역시 팀으로서의 역량을 보여준 것. 이런 팀 중심의 활동과 이미지 구축은 인기의 속도는 느리지만 그룹 전체에 대한 탄탄한 팬덤을 형성하도록 만들었다.
달라진 시장 환경도 한몫했다. K팝 시장의 확대와 함께 해외 진출이 더 이상 ‘3강’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큐브는 지난해 남미와 유럽 등을 아우르는 월드투어를 벌였고, 티오피 미디어의 틴탑은 유럽의 공연기획사로부터 제안받아 영국과 독일 등에서 공연했다. 국내 시장은 불황이라지만 유튜브를 통해 해외 K팝 팬들에게 어필하고 더 넓은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었다. 마케팅 전략 변화와 시장 확대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전기를 잡은 것이다.
이에 대해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3강’이 아이돌 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다른 기획사들이 그들의 것으로 소화하고 있는 단계”라며 “물론 ‘3강’이 선두 자리를 계속 지킬 가능성이 높지만 이들과는 다른 방식의 접근과 해외 진출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명석 텐아시아 기자 tw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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