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자유무역지역, 지정 40여년 만에 최대 위기 일감 없어 휘청…5社중 1곳 '수출 제로'

입력 2013-02-20 17:06   수정 2013-02-21 04:52

현장 리포트

글로벌 경기침체 직격탄…수출·고용 '사상최저' 수준
2단계 표준공장 신축 활발…'수출1번지' 회복 안간힘




20일 오후 경남 창원시 봉암동 마산자유무역지역 1공구. 공장마다 제품을 컨테이너에 싣거나 도로를 달리는 화물차량으로 분주해야 할 시간인데도 한산했다. 몇몇 공장은 아예 문을 굳게 닫은 채 경비원만 회사를 지키고 있었다.

한때 직원 5000여명으로 대표 기업이었던 한국소니전자마저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면서 매년 인력 감축을 통해 현재 400여명으로 줄어드는 등 마산자유무역지역은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차량 출입을 통제하는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 관계자는 “불과 5년 전만 해도 수출품을 실은 차량으로 북적였는데 지금은 뜸한 편”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1호 수출지역’인 마산자유무역지역이 지속되는 세계 경기 침체로 1970년 지정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1971년 85만7000달러였던 수출은 2008년 50억7000만달러로 최고를 기록한 뒤 매년 감소, 지난해엔 23억800만달러로 1994년(22억2000만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관리원은 올해도 지난해보다 3억달러 준 2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1987년 3만6411명에 달했던 고용 인원도 지난해 5973명으로 크게 줄었다. 조열환 관리원 투자홍보과장은 “전체 수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던 전자·전기 업종의 수출 급감이 결정적”이라며 “특히 지난해 9월 노키아티엠씨가 주력 제품인 휴대폰이 삼성과 애플에 밀리자 고용 인원의 80%인 1200여명을 감축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고 말했다.

특히 입주 기업 99개 중 지난해 1달러도 수출하지 못한 기업이 22개에 이른다. 고밀도 전자제품을 생산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수출에서 올리던 A사는 경쟁력 약화로 2년 전부터 수출을 중단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 일감이 줄었고 환율 하락까지 겹쳐 더 이상 수출을 할 수 없게 됐다”며 “내수로 살 길을 찾고 있지만 국내 경기마저 어려워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관리원은 마산자유무역지역이 위기 상황으로 치닫자 오래되고 낡은 공장을 허물고 새로 짓는 구조고도화 사업에 본격 나섰다. 지난해 9월 완료된 1단계 구조고도화 사업은 기존 표준공장 4개동을 3개동으로 재건축해 4만6821㎡이던 연면적을 8만756㎡로 늘려 효율성을 높였다. 표준공장 5개동을 재건축해 연면적을 기존 6만3510㎡에서 12만1380㎡로 확장하는 2단계 사업도 내년 말 완료된다.

류금렬 관리원장은 “새로 짓는 표준공장을 외국인 투자기업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채워 경쟁력을 높이면 수출도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해범 창원대 무역학과 교수는 “전통산업만 고집해오던 마산자유무역지역은 이제 변신을 해야 한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실질적인 활성화 지원책을 내놓고 기업은 국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원=강종효 기자 k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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