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電·車'탄 코스피 어디까지 진군할까

입력 2013-02-20 17:09   수정 2013-02-20 23:42

외국인 5698억어치 순매수
삼성전자 3.5% 올라…현대차 3%·기아차 1.8% ↑
"2200까지 상승 여력 충분"



코스피지수가 한 달여 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수급의 키를 쥔 외국인이 모처럼 ‘화끈한’ 매수세를 보였고, 무너진 ‘전차군단’의 위용도 다시 살아났다.

기대에 한참 못 미쳤던 상장사들의 작년 4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뒤 오히려 시장이 빠르게 정상화하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 들어 세계 증시의 상승 흐름에서 소외됐던 한국 주식시장이 앞으로 보조를 맞출 것이라며 긍정적 전망을 쏟아냈다.

◆작년 9월 중순 이후 상승폭 가장 커

20일 코스피지수는 엿새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날보다 38.81포인트(1.95%) 오른 2024.6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5일 무너진 코스피지수 2000선이 한 달여 만에 다시 회복됐다. 장 초반 소폭 상승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폭을 키우며 단숨에 2000선을 뚫고 올초 기록한 연중 고점(2031.10)까지 다가섰다. 하루 상승폭으론 작년 9월14일(상승률 2.92%) 이후 가장 컸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삼성생명을 제외하고 모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차로 상징되는 ‘전차군단’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5만3000원(3.55%) 급등한 15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쳐, 지난달 중순 이후 한 달여 만에 150만원대를 다시 돌파했다. SK하이닉스(2.51%) LG전자(1.19%) 삼성전기(2.67%) 등 다른 대형 정보기술(IT)주도 껑충 뛰었다. 현대차(3.09%) 현대모비스(1.83%) 기아차(1.86%) 등 ‘현대차 3인방’도 힘을 보탰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도 4조8245억원으로 이달 중 가장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

◆돌아온 외국인, 5000억원 이상 사들여

주가 상승의 첫 번째 주역은 ‘돌아온’ 외국인이다. 지난 1월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조원 가까운 매물을 쏟아냈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매수세로 돌아선 뒤 하루 단위로는 가장 많은 569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작년 말 배당 수익 등을 노리고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차익 잔액은 지난 1월 상당 부분 청산되면서 시장에 부담을 줬다. 하지만 이달 중순부터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매수로 돌아서 프로그램 매물 압박도 크게 완화됐다. 이날 프로그램은 5000억원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10% 추가 상승여력 충분”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의 상승 흐름 속에 한국 증시도 ‘동조화’하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에 선행하는 글로벌 경기 지표들이 개선되는 게 확인되고 있어서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주택경기 회복, 가계 소비여력 개선, 제조업 활황 등에 힘입어 경기 회복세가 완연하다”며 “중국도 수출이 바닥을 찍고 올라가는 흐름에 중산층 소비 성장세가 나타나 경기 회복 기대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 이슈도 점차 완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엔화 약세, 원화 강세로 인해 우리나라 수출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는 여전하지만 이번에 실적이 크게 악화된 업종은 자본재였다”며 “이익 악화는 환율보다 경기 악영향 탓으로 보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큰 흐름에서 아직도 박스권에 갖혀있어 코스피지수 기준 10% 정도의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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