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브랜드숍, 해외로 눈돌린다 … "국내 시장 곧 포화상태"

입력 2013-02-21 08:25   수정 2013-02-22 09:59


업계 "해외 시장 공격적 진출" "국내 매장 내실 다지기"



화장품 브랜드숍 업계가 시장 포화 논란 속에 점포 확장 경쟁에 나서고 있다. 수익성 악화와 정부 규제 영향으로 국내보다 해외 진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샤는 올해 프랑스 진출을 시작으로 서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재 31개 국가에서 운영중인 1120여개 매장에선 단기 수익보다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토니모리는 올 상반기에만 일본, 홍콩 등에서 대규모 신규 출점을 앞두고 있다. 전체 해외 매장은 전년 대비 2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대형마트나 쇼핑몰 입점이 아닌 단독 매장 오픈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처리퍼블릭 역시 해외 단독 매장을 현재 41개에서 1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니스프리의 경우 올해 중국, 미얀마, 베트남, 홍콩 등 4개국에 신규 진출한다.

화장품 업체들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는 것은 국내 출점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 1~3월 중 브랜드숍 업체들의 불공정 행위를 집중 점검하고 출점 제한 등을 담은 규제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작년 말 밝혔다.

실제로 서울 명동 등 주요 상권에선 동일 브랜드숍이 2곳 이상 자리한 경우가 많다. 가맹점주 사이에선 제살 갉아먹기식 경쟁이란 불만이 나온다. 

여기에 한 타이밍 빨리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업계 내부 인식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브랜드숍 시장은 점포 확장 가속화와 가격 합리화로 지난해 30%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이런 전략으론 지속적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한 관계자는 "기존 매장들이 수익성 악화로 알게 모르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며 "정부 규제의 영향을 안 받는다 해도 실제 매장 수가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보면 포화 상태에 다다른 주요 상권에 매장을 늘리는 건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기존 매장의 내실을 다지는 쪽을 택하기로 했다.

미샤 관계자는 "잠재 수익이 기대되는 지역에선 출점을 이어나가겠지만 기존 매장의 수익성을 높이는데 더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중위권 그룹에 속하는 스킨푸드, 더샘 등도 무리한 확장 대신 점주의 이익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성장한다는 입장이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국내 모든 매장을 100% 가맹점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가맹 사업을 지속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며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는 곳에만 가맹자를 모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시장 자체가 성장했기 때문에 국내 신규 출점도 병행한다.

더페이스샵은 올해 안에 매장을 전년 대비 10% 늘려 100여 곳을 신규 출점할 계획이다. 2위인 이니스프리(624개)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매장이 많은 상황에서 이같은 목표치를 잡는 것은 확장 전략을 이어간다는 뜻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더페이스샵은 전국 1033곳으로 외형상 규모가 가장 크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0곳 이상을 새로 열어 600개 매장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후발업체들 중에선 가장 공격적인 행보다.

이니스프리 역시 매장수를 전년 대비 10% 가량 늘린다. 미샤는 지난해(613곳)보다 5~15% 확대해 90여곳을 새로 낸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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