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입기 두려운 하지정맥류, 방치하면 ‘더 큰일’

입력 2013-02-21 09:33  


[이선영 기자] 대형 할인마트 계산원으로 일하는 주부 서은영(34세, 가명) 씨는 맨살의 종아리가 드러나는 치마를 입기가 두렵다. 얇은 스타킹을 신고 치마도 입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치마를 입을 땐 피부가 드러나 보이지 않도록 두꺼운 스타킹을 신는다.

울퉁불퉁 드러난 다리의 푸른 힘줄(?) 때문이다. 요즘엔 조금만 서 있어도 쉽게 피로할 뿐만 아니라 발목이 붓고 다리가 아파서 고민이다. 이른바 ‘하지정맥류’란 병이다.

정맥류란 다리에 힘을 주지 않고 있어도 볼록하게 피부 위로 도드라져 나와 있는 혈관을 말한다. 치질과 함께 동물 가운데는 유일하게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특이 질환이다. 남성보다 출산을 경험한 여성에게 발생빈도가 높아 특히 여성들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주된 발생 원인은 두발로 서서 걷는 직립보행. 정맥 속 혈액이 중력을 이기지 못해 밑으로 쏠리기 때문이다. 이에 장시간 서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빈발한다. 반대로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사람들도 하지정맥류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장시간 앉아 있으면 다리의 부종을 유발, 결국 정맥류까지 초래할 수 있는 이유다. 이밖에도 임산부의 경우 자궁이 골반으로 들어오는 정맥을 과도하게 압박함으로써 다리 정맥의 혈류를 방해하여 정맥 자체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초기 하지정맥류는 외관상 다리의 정맥이 튀어나오거나 두드러져 보인다는 것 외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그러나 하지정맥류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진행되는 질병으로 계속 방치하면 확장된 혈관이 주변의 조직 및 신경 등을 압박해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자각증상은 하지부종, 저리거나 쑤시는 느낌, 하지중압감(무거움), 통증, 근육경련(쥐나는 것), 가려움증 등이 있다. 지속적으로 방치하면 말기에는 가려움증, 염증, 피부궤양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정맥류 치료에는 비수술적인 방법과 수술적 방법이 있다. 수술적 치료에서는 보통 혈관을 없애기도 하는데 정맥류가 진행된 혈관을 없애더라도 다른 우회 혈관을 이용해 심장 쪽으로 혈액순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임신 시 일시적 정맥 확장, 정맥류 발생 예방, 혹은 치료 후 재발방지의 목적 등의 경우에는 비수술적 방법인 압박붕대나 정맥류용 고탄력 압박스타킹을 착용한다. 또 다리를 올리거나 자주 걷는 물리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키거나 악화를 방지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 예방을 위한 압박스타킹은 여성들이 흔히 착용하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스타킹과는 생산 목적이나 사용 용도가 다르다. 일정한 압력으로 다리의 근육을 조여 장딴지 근육의 이완·수축운동을 도와 정맥 혈액순환을 증진시키는 기능을 한다.

치료 후에는 치료 부위를 압박하고 주변 혈관으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통증 완화 및 치료 경과를 호전시킨다.

이외에도 비수술적 방법에는 순환부전을 개선해주는 약물요법이 있다. 포도추출물, 특히 잎을 건조해서 추출한 폴리페놀이 혈관벽의 탄성을 높여 순환작용을 촉진하는 한림제약 ‘안토리브캡슐’을 비롯해 한국웨일즈제약의 ‘해모론캡슐’, 한국웰팜의 ‘비탁스캡슐’ 등이다.
(사진출처: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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