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말 가계 빚이 959조4000억원으로, 3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부동산 거래세 감면 혜택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분기 가계신용(빚)은 23조6000억원 증가했다. 2011년 4분기 24조3000억원 증가한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과 제품을 할부로 구입할 때 생기는 판매신용을 합한 것으로 흔히 가계부채로 통칭한다.
가계 빚은 지난해 1분기 잠시 주춤했지만 2분기 12조8000억원, 3분기 13조6000억원 증가한 데 이어 4분기에는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재기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취득세 등 부동산 거래세 감면 혜택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전체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이 19조9000억원 증가했다. 금융기관별로는 은행권 증가폭이 3분기 1조4000억원에서 4분기 7조9000억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대출은 3조4000억원, 보험 카드 할부 등 기타 금융회사 대출은 8조5000억원 각각 늘어났다.
신용카드를 이용해 자동차 가전제품 생필품 등을 일시불 또는 할부로 구입할 때 생기는 판매신용은 4분기 중 3조8000억원이나 증가했다. 3분기 증가폭(1조5000억원)의 2배를 넘는 규모다. 이 팀장은 “연말 크리스마스 등 계절적 요인에 따라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계 빚이 지난달 반짝 감소하긴 했으나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5.2%로 2011년 3분기 이후 증가세는 둔화하는 분위기”라면서도 “부동산 취득세 감면을 6개월 연장하기로 해 가계 빚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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