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금융계열사 합쳐 5%로 낮춰…증세는 본격 논의
박근혜 정부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통합한 ‘국민행복연금’을 내년 7월부터 도입, 소득 수준에 따라 국민연금 외에 매달 4만~20만원을 기초연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가계부채 대책인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은 새 정부 출범 즉시 발족하기로 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할 5대 국정목표와 21개 국정전략, 140개 세부 국정과제를 확정해 발표했다. 140개 국정과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대선 때 약속했던 201개 공약을 구체화한 것으로 정책 세부내용과 방향, 시행 계획 등을 담고 있다.
이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국민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은 내년 7월부터 도입하되, 모든 계층을 소득 수준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눠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소득 하위 70% 중 국민연금 미가입자는 월 20만원을, 가입자는 월 14만~20만원을 받는다. 소득 상위 30% 중 국민연금 가입자는 월 4만~10만원을, 미가입자는 월 4만원을 탄다. 기초연금 재원은 기존 국민연금에서 빼 쓰지 않고 전액 정부 재정에서 충당하기로 했다.
지난 대선 때 주요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는 5대 국정목표에서 빠졌지만 세부 내용은 오히려 더 강화했다. 대기업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관련 핵심 공약이던 금융 계열사의 일반 계열사 보유 지분 의결권 한도 규정이 더 엄격해졌다. 당초에는 개별 금융 계열사 기준으로 의결권 한도를 15%에서 단계적으로 5%까지 낮추기로 했으나 전체 금융 계열사를 합쳐서 5%로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8.8%)의 의결권이 5% 이내로 제한된다.
새 정부는 또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 논의도 공개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중 조세개혁추진위원회와 국민대타협위원회 논의를 거쳐 세입 확충 폭과 방법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할 방침이다.
이날 발표된 5대 국정목표는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경제 과학) △맞춤형 고용·복지(고용 복지) △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교육 문화) △안전과 통합의 사회(사회) △행복한 통일 시대의 기반 구축(외교 통일 국방)으로 정해졌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국민행복과 국가 발전이 선순환하는 사회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개막하며, 지구촌 행복 시대에 기여하는 모범국가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시대적 소명”이라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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