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빛나게 해야 하는 이유
권대봉 <고려대 교수·교육학, 前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kwondaebong@korea.ac.kr>
네 잎 클로버는 행운의 상징이지만, 세 잎 클로버는 행복의 상징이다. 사람들은 지천으로 널려있는 세 잎 클로버는 외면하고, 돌연변이로 생기는 네 잎 클로버만 찾으려고 한다. 오는 25일이면 세 잎 클로버의 상징인 행복을 국민에게 찾아주겠다고 약속한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다.
행복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의 단어가 지난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국민 차원의 담론으로 진화했다. 하지만 개인과 가족이 노력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것이 행복이다. 영국 BBC방송이 2011년에 행복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행복위원회를 구성했다. 여기서 발표한 행복헌장에 따르면 사람이 행복하기 위해 갖춰야 할 요소가 무려 17가지이다. 구체적으로 친구, 돈, 일, 사랑, 성, 가정, 아이, 식품, 건강, 운동, 반려 동식물, 휴가, 공동체, 미소, 웃음, 정신, 그리고 행복하게 나이 들기다.
친구가 있어야 행복하지만 정부가 나설 일은 아니다. 돈이 행복의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이다. 최소한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정부가 복지라는 이름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평등이라는 미명으로 복지를 강행한다면 나라 곳간이 거덜날 것이다. 일할 능력과 의욕은 있는데 일이 없는 건 불행이다. 일자리 창출의 주역은 기업이다.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경영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정부의 몫이다.
사랑은 사람뿐만 아니라 세상을 움직이는 놀라운 힘의 원천이지만 정부가 개입할 문제는 아니다. 성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지만, 성교육과 성폭력 근절 등은 정부가 책무성을 발휘해야 할 부분이다. 아이들은 가정의 미래이자 국가의 미래다. 아이들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교육부문이 그렇다.
4대 사회악의 하나로 지목한 불량식품도 행복의 적이다. 불량식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기업을 정부가 엄벌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기업의 목적은 이윤창출’이라고 단순하게 가르치는 학교가 바뀌어야 한다. 기업은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결과로 이윤을 창출하는 곳이라고 가르쳐야 맞다. 건강해야 행복하다. 발병 후 치료보다는 예방이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나 정부의 살림을 위해서나 바람직하다. 질병 예방을 위해서는 운동이 으뜸이다. 체육과 보건교육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려 동식물은 개인의 기호 문제다. 휴가는 여가와 취미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이자 충전 기회다. 법정휴가를 확보해주는 것은 정부의 몫이지만, 휴가를 알차게 보내는 것은 개인의 몫이다. 개인이 제 몫의 휴가를 잘 보내기 위해서는 정서교육과 여가교육을 제대로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공동체는 개인을 사회로 이어주어 행복을 만드는 곳이며, 사회적 자본이 형성되는 곳이다. 여러 형태의 공동체는 신뢰와 규범을 바탕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공직자의 처신은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미소, 웃음, 정신, 행복하게 나이 들기는 인간의 덕성과 무관하지 않다. 지육 우선의 교육정책을 덕육 우선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가족의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개인이 노력해도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충족되기 어려운 행복의 조건은 일자리 해결과 교육 패러다임 전환이다. 일하고 싶은데 일터가 없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느낄 리 만무하다. 교육과 일자리의 구조적 미스매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는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의 ‘신고졸 취업 문화’를 정착시켜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했다. 박근혜 정부도 이 정책의 연속성을 견지함은 물론 국가뿌리 산업 발전을 위한 교육발전을 선도해야 일자리를 해결할 수 있다.
보다 근원적으로 일자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일자리 창출의 주연으로 빛날 수 있도록 정부가 연출해야 한다. 기업을 때려서 될 일이 아니다. 기업을 빛나게 해줘야 일자리가 해결되고, 일자리가 있어야 행복의 상징인 세 잎 클로버를 딸 수 있다. 그래야 박근혜 정부가 빛날 수 있다.
권대봉 <고려대 교수·교육학, 前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kwondaebong@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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