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시계’는 핵으로 인한 인류 멸망의 위기감을 경고하기 위한 상징적 장치다. 이 시계가 자정에 가까울수록 인류의 멸망이 임박했음을 뜻한다. ‘운명의 날 시계’를 관장하는 미국 핵과학자회보(BAS)는 2012년 1월10일 이 시계의 분침을 1분 앞당겨 자정 5분 전으로 조정했다. 2010년 1월14일 11시54분으로 맞춰놓은 시계를 불과 2년 만에 ‘인류 멸망위험’쪽으로 다시 이동시킨 것이다. 지구촌을 덮은 핵의 그림자가 그만큼 짙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과학은 문명의 열쇠지만 때론 재앙의 씨앗이 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켄타우로스는 반인반마(半人半馬)의 인간이면서 괴수다. 온전한 인간도, 온전한 괴수도 아닌 해칠 능력이 있으면서 선(善)을 추구한 존재다. 마치 화학의 양면성처럼….” 폴란드 출신 미국인으로 1981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로알드 호프먼은 과학의 양면성을 이처럼 따끔하게 지적한다. ‘깨끗한 에너지’와 ‘가공할 살상무기’는 과학의 결정체격인 핵의 두 얼굴이다. 핵은 공기를 오염시키지 않는 고효율 에너지(원자력)이지만, 인류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공포스런 살상무기(핵무기)로도 둔갑한다.
핵무기는 지구촌의 심각한 공포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은 막대한 핵무기로 군사대국임을 과시하고, 북한 이란 등은 국제사회 비난에도 아랑곳 없이 핵무기 개발을 고집한다. 그들은 국제무대에서 발언권을 키우는 데는 핵무기가 핵심 카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히 일부 약소국들은 핵무기를 강대국 틈새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스스로를 지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어무기’라고 믿는다. 북한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옥죄기’를 감수하면서 3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유다.
핵무기를 만들려는 나라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핵주권론이다. 핵무기는 국가 주권에 관한 것이고, 핵보유국이 다른 나라에 이를 만들지 말라고 압력을 넣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게 골자다. 언뜻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핵은 국가의 주권보다 인류의 평화라는 좀더 거시적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구촌에 핵이 넘쳐나는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핵무기 상호보유로 전쟁이 억지된 상태)은 엄청난 리스크를 수반한다. 경찰이 든 권총은 치안의 도구지만, 강도가 든 권총은 살상의 무기다. 약소국이 강도라는 논리는 맞지 않지만 핵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 당연히 통제능력은 떨어진다. 흔히 주권론이 간과하는 함정은 책임론이다.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국제사회의 제재로 한반도에 드리운 핵의 그림자가 점점 짙어지는 형국이다. 반인반마의 켄타우로스가 선만을 추구하도록 당사자인 남북한은 물론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4, 5면에서 북한의 핵개발 상황과 핵주권론의 함정 등을 상세히 알아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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