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KAIST 총장, 퇴진 후 어디 가지 … 7년 대학개혁 실험 공과는

입력 2013-02-22 16:25   수정 2013-02-22 17:51


대학 개혁 vs 불통 논란 '뚜렷한 공과'

22일 KAIST 학위수여식을 끝으로 물러나는 서남표 총장(사진)이 25일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다.

서 총장은 별도의 퇴임식 없이 교직원들에게 전달한 이임사를 통해 "조국으로 돌아와 7년여 동안 KAIST를 세계 최고의 연구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동안 KAIST는 크게 발전했다"고 자평했다.

서 총장은 △우수 교수진 대거 확보(350명 신규 임용)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세계 10대 유망기술' 에 선정된 온라인전기자동차(OLEV) 개발 △교수 테뉴어(정년보장) 제도 개선과 성과중심 임금체제 도입 △역대 최다 기부금 모금 등을 임기 동안의 성과로 꼽았다.

또한 '철밥통' 이라 불리던 교수사회 개혁뿐 아니라 100% 영어강의 시행, 차등적 등록금제 도입 등 학생교육에도 변화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그는 "KAIST를 세계 최고 연구대학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학교 행정 교육 연구 학사 제도에서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며 "오늘날 KAIST는 인적 자원과 연구·교육·재정적 측면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고 힘줘 말했다.

학생들의 연이은 자살 등으로 독선적 대학 운영이란 비판을 받은 것과 관련해선 "그 과정에서 다소 성장통을 겪었고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힘들었던 때도 있었지만 보다 나은 KAIST의 미래를 위한 과정이었다고 위안한다"고 말했다.

재미 공학자인 서 총장은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로 있던 2006년 KAIST 총장으로 영입됐다. 취임 후 대학에 경쟁 개념을 도입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 '대학개혁의 아이콘' 으로 큰 주목을 받아왔다.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으나 이후 잇따른 학생 자살로 '불통(不通) 리더십' 논란을 낳았다.

결국 서 총장은 지난해 10월 사의를 표한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이날 물러났다. 자진 사퇴 형식을 택했으나 사실상 불명예 퇴진 절차를 밟으며 공과가 뚜렷한 인물로 남게 됐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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