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그리는 마음에 봄의 색(色), 갓 녹은 땅을 비집고 올라오는 새싹 같은 그린(green) 컬러가 잘 어울리는 차를 꼽아봤다. 사람들이 자동차를 고를 때 선호하는 색상은 아니지만 이 차들을 보면 색다른 매력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린 컬러는 귀엽고 깜찍한 디자인의 차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다. 폭스바겐의 스포티 쿠페 ‘시로코 R라인’(4130만원)이 대표적이다. 도로에서 이 색상의 차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그린 컬러가 잘 어울린다. 얼핏보면 입을 길게 내민 개구리처럼 깜찍한 외관을 하고 있다. 이 색상의 정확한 명칭은 ‘바이퍼 그린’이다. 스포티한 주행성능이 장점인 시로코 R라인이 ‘나를 깔보지 마’라고 말하는 듯하다.
폭스바겐에 시로코가 있다면 현대자동차에는 ‘벨로스터’(1790만~2200만원)가 있다. 운전석 쪽에는 문이 하나, 조수석 방향에는 문이 두 개인 독특한 구조와 개성 있는 외관으로 국내보다 미국 시장에서 더 인기가 많다. 이 차도 ‘그린 애플’로 불리는 연두색상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시로코 R라인과 벨로스터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두 차 모두 고성능 모델인 ‘시로코R’ ‘벨로스터 터보’에는 그린 컬러가 없다는 것.
칙칙할 것만 같은 스웨덴의 볼보에도 이런 깜찍한 그린 컬러가 눈길을 끄는 차량이 있다. 해치백 모델인 ‘C30 D4’(3810만원)다. ‘헬로 옐로’라 불리는 이 색상은 그린과 옐로를 섞어놓은 듯해 더욱 매력적이다.
해치백에만 그린 컬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영국 럭셔리 브랜드 랜드로버의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인지로버 이보크’(7450만~8980만원)에도 연두색상이 있다. 직선으로 이뤄진 이보크의 멋진 디자인에 연두색까지 더해져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이보크도 주눅들 정도로 막강한 그린 컬러 차량이 있다. 슈퍼카 ‘람보르기니’다. 페라리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성능과 매력을 지닌 람보르기니의 ‘가야르도 LP570-4 슈퍼레제라’는 앞서 소개된 4개 차종 가운데 가장 가볍고(1340㎏), 가장 강력하고(최고출력 570마력), 가장 비싸다. 볼보 C30 D4 가격에 ‘0’을 하나 더 붙여야 한다. 3억9500만원. 기자가 알고 있는 가장 비싼 ‘그린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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