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돌아왔다(Japan is back).’
22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직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연설한 강연 제목이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이 미국과 다시 동맹을 맺으러 왔다는 의미”라며 아베의 솔직한 고백이 담겨 있다고 풀이했다.
민주당 집권 시절 삐걱거렸던 양국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아베는 좀 더 일찍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미·일 동맹을 국제사회에 과시하고 싶었지만 오바마가 시간을 내지 못했다. 이번 정상회담도 국빈 방문이 아닌 실무 방문 형식이다. 21일 저녁에 도착해 이튿날 두 시간가량의 정상회담과 CSIS 강연 후 다음날 아침 떠나는 일정이다. 아베가 정상회담을 통해 어떤 선물 보따리를 챙겨갈지 중국 등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베가 원하는 선물 목록
정상회담 이슈는 크게 다섯 가지다. 3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에 대한 제재와 중국을 겨냥한 미·일 안보동맹, 엔화의 평가절하(엔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셰일가스(진흙 퇴적암층에서 뽑아낸 천연가스) 수출 등이다. 무제한 돈 풀기와 엔저(低)를 통해 경기부양에 나선 아베는 미국의 협조가 절실하다.
오바마가 경기부양을 지지한다면서 엔저를 눈감아주면 일본이 환율전쟁의 주범이라는 국제 사회의 비난에 바람막이가 될 수 있다. 미국은 엔저와 관련, 이미 여러 차례 용인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아베노믹스는 (인위적인 엔저와 무관한) 일본의 내수경기 부양책”이라는 재무부 차관의 발언도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정상회담 하루 전날 “엔저 우려는 과장됐고, 일본은 추가 경기부양이 필요하다”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담 보고서를 공개했다.
아베는 또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의 영토 분쟁에서 미국이 적극 편들어주기를 원한다. 대니얼 러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두 정상은 북한 핵실험에 대한 대응조치와 미·일 동맹, 지역 안정을 위한 공조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회담 직후 별도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다.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TPP 챙기겠다는 오바마
오바마는 그 대가로 아베에게 TPP 협상 참가를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주도하는 TPP는 역내 관세철폐 등을 목적으로 현재 11개국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제프리 스콧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일본이 TPP에 참여하면 그야말로 빅딜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이 참여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 경우 TPP 참여국의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30%에서 40%로 늘어난다. 오바마가 미·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과 TPP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수출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 목적도 있지만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이런 측면에서 TPP는 아시아를 외교안보전략의 중심축으로 하겠다는 오바마 정부의 ‘피봇 투 아시아(pivot to Asia)’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TPP는 아베에게 ‘뜨거운 감자’다. 농산물시장 개방을 우려해 농촌 지역에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자민당의 표밭을 잃을 수 있다. 아베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TPP에 참여하는 것이 일본 경제에 도움이 될지를 결정하는 데 오바마와의 정상회담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내 여론을 돌려놓겠다는 의지다. 교도통신은 아베가 3월 초에 TPP 협상 참가를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 가동 중단으로 에너지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값싼 미국산 셰일가스를 일본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최근 터주기로 한 것은 TPP 협상에 일본을 끌어들이려는 오바마 정부의 유인책으로 읽힌다.
워싱턴·도쿄=장진모/안재석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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