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지출은 1.4% 증가 그쳐…2003년 이후 가장 낮아
평균소비성향 71.8%…10년새 최저치로 떨어져
지난해 살림살이가 좋아진 걸까 나빠진 걸까. 소득이 10년 새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희소식이다. 가계의 소비 여력을 반영하는 흑자율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소비가 살아난 것은 아니었다. 국민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다. 평균소비성향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고용지표 개선이 근로소득 끌어올려
22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월평균 가구소득(전국 2인 이상)은 409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4% 늘어났다. 3분기(6.3%)보다는 다소 둔화했지만 13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근로소득이 전년 동기보다 7.3% 늘어나면서 소득 증가에 기여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지난해 취업자 수가 43만7000명 증가하는 등 고용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라며 “지난해 물가가 2.2% 상승에 그쳐 실질소득을 끌어올리는 데도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소비지출은 4분기 월평균 241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4분기로는 최저치다. 불황으로 위축된 소비심리가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4분기 주거·수도·광열 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 9.4% 급증했다. 전세보다 월세 가구가 늘어나면서 주거비 부담이 7.2% 커졌고 연료비도 9.4% 상승한 탓이다. 교통 지출 증가(7.8%)는 개별소비세 인하에 힘입어 자동차 구입비가 27.3%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연간으로는 자동차 구입비가 1.3% 감소해 하반기 반짝 효과에 가까웠다. 불황 속에서도 의류·신발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세를 보였다.
○먹는 데도 돈 아껴
가계는 교육비와 복지 서비스 분야에서 지출을 줄였다. 4분기 교육비는 전년 동기보다 1.4% 감소했다. 대학등록금 지원 등에 따라 그만큼 돈을 덜 쓴 것이다. 무상보육 확대에 힘입어 복지시설 소비가 49.7% 급감하는 등 기타 상품·서비스 지출도 10.5% 줄었다. 지난해 4월 약가 인하에 따라 보건 지출도 감소세(1.1%)를 이어갔다.
식료품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제자리걸음(0.0%)을 했다. 작년 말 채소값 등이 들썩였던 점을 감안하면 가계가 그만큼 허리띠를 졸라맸다는 의미다.
세금 등을 떼고 당장 쓸 수 있는 처분 가능 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4분기 월평균 94만8000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8.5% 급증한 것이다. 흑자액에서 처분 가능 소득을 나눈 흑자율도 3.0%포인트 상승한 28.2%에 달했다.
처분 가능 소득에서 소비지출 비중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71.8%로 10년 새 최저치로 떨어졌다. 소비성향 하락은 모든 계층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가계 여력은 커졌지만 씀씀이는 최악의 수준이었던 셈이다.
이형일 과장은 “대내외 불확실성 탓에 소비심리가 위축됐지만 3분기보다는 지출 증가세가 다소 회복됐다”며 “소비가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지는 향후 경기 여건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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