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 "개인 스케줄 미뤄서라도 국가행사엔 반드시 참석…불러주셔서 오히려 감사"

입력 2013-02-24 16:52   수정 2013-02-25 04:39

닷새 일정 입국…27일 로마로…4월 '예술의전당 25주년' 공연
오늘 朴대통령 취임식서 애국가 부르는 조수미 씨




“올림픽,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행사에서 다양한 노래를 불러봤지만 애국가는 없었습니다. 이번 대통령 취임식 때 애국가를 부르게 돼 개인적으론 더없는 영광입니다.”

소프라노 성악가 조수미 씨(사진)가 25일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서 바리톤 최현수 씨와 함께 애국가를 부른다. 취임식 행사를 앞둔 조씨를 지난 2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에서 만났다. 그는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에서 열흘 전쯤에 일정이 가능할지 연락을 해 왔다”며 “(한국에서)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나왔는데 같은 여성으로서 뿌듯하다는 생각이 들어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국가적인 행사가 있을 때마다 자리를 함께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2000년 시드니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 2008년 베이징올림픽 등 굵직한 스포츠 행사 개막식에 참석했고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홍보대사도 맡았다. 조씨는 “30년 가까이 외국에서 주로 활동하면서 한국이 잘돼야 한국 사람들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1980년대만 해도 공항 입국 심사 과정에서 북한 사람으로 오해를 받아 비행기를 제대로 타지 못한 적도 있어요. 그런데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린 뒤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호의적인 생각을 내비치기 시작했을 때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이후 국가 행사에 초청을 받으면 개인적인 스케줄을 미뤄서라도 참석합니다.”

대통령 취임식 행사 참가를 위해 지난 22일 귀국한 조씨는 닷새간 짧은 일정을 소화하고 다시 로마로 돌아간 뒤 오는 4월 다시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4월30일 예술의전당 개관 25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코리아 월드 스타 시리즈’ 공연을 위해서다.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은 베르디를 추모하는 공연으로 꾸밀 예정이다. 조씨는 “클래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부터 애호가들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특별한 공연으로 꾸미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아경, 김동섭 등 국내 대표적인 성악가들과 함께 ‘리골레토’ ‘팔스타프’ ‘라 트라비아타’ 등 베르디의 대표적 오페라에 수록된 아리아를 들려줄 계획이다. 음반을 통해서도 대중과 만난다. 바흐 칸타타 모음집과 작곡가 고(故) 안정준 씨의 가곡 모음집 등은 이미 녹음을 마쳤다.

올해는 조씨가 1983년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난 지 3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쉰을 넘긴 나이지만 1년에 300일 이상 집을 비울 정도로 세계를 돌아다니며 활동하고 있다. “오는 6월에는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풀랑과 브리튼의 곡을 위주로 독창회를 열 거예요. 제 역할은 세상을 떠난 작곡가들의 음악을 공부해 청중에게 들려주는 가교라고 생각합니다. 은퇴 이후에는 전원생활을 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살고 싶지만 그 전까지는 평생 공부한 것들을 들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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