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선 의류비중 높아
지난해 국내 소매판매 중 대형마트의 판매금액은 37조5278억원으로 전체의 12.1%였다. 단일 유통업태로는 대형마트 비중이 가장 높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소비생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는 어떤 제품을 주로 구입할까. 10여년 전 대형마트의 주요 상품이었던 의류와 가전제품의 비중은 낮아지고, 과일이 주요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대형마트 내 임대로 입점한 각종 부대시설도 대형마트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매출 1위 매장은 과일
롯데마트가 24일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상품군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대형마트 주력 상품이 여성의류와 가전제품에서 과일과 임대매장 중심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대형마트의 ‘효자 상품’은 여성의류와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이었다. 여성의류는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년 연속 롯데마트 상품군별 매출 1위를 차지했다. 가전제품은 2001년과 2002년 2위에 올랐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의 모태가 백화점이었다는 점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분석된다.
변화가 생긴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다. 외환위기와 신용카드 대란 등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의류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아울렛이 인기를 얻고 하이마트 등 가전제품 전문점이 늘어나 대형마트에서 의류와 가전제품을 사는 소비자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2000년대 후반 들어서는 푸드코트, 약국, 안경점 등 임대매장의 비중이 높아졌다. 롯데마트 임대매장의 매출 순위는 2009년 3위, 2010년 2위, 2011년 1위로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과일이 1위, 임대매장이 2위, 인스턴트 식품이 3위였다. 이 밖에 과자, 채소, 유제품, 냉장·냉동식품 등이 2000년대 중반 이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애완·원예용품 매출 급증
매출 증가율도 상품군별로 차이가 컸다. 2000년과 2012년을 비교했을 때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상품군은 애완·원예용품으로 이 기간 매출이 2791.6% 급증했다. 완구(1649.1%) 브랜드 스포츠(1582.9%) 유아·아동(1199.4%) 등의 매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반면 서적·음반(234.2%) 일반 스포츠(261.0%) 주류(361.9%) 등은 매출 증가 폭이 작은 것으로 분석됐다.
남창희 롯데마트 마케팅부문장은 “대형마트 영업규제와 소비 침체에 대응해 성장 속도가 빠른 상품군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편의시설을 확충해 대형마트를 복합 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키고 과일 등 신선식품의 품질 관리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화점 홈쇼핑 온라인쇼핑 등 다른 유통업태는 상품군별 매출 비중의 변화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여성의류, 남성의류, 잡화, 식품, 가전제품으로 이어지는 순위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유지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의류 매출 비중이 매년 70~80%에 달한다”며 “이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에서는 의류와 이미용품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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