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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험 최소화 노력으로 파산 확률은 낮아
- 중소형사는 수익성 타격 클듯
국내 생명보험회사들이 금리하락에 따른 역마진 확대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일본과 같은 연쇄 파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21일 한국신용평가가 분석했다.
한신평은 이날 ‘역마진 태풍에 휩싸인 생보사, 소 잃기 전 외양간 고치기’ 보고서에서 국내 생보사들이 보험금 지급 부담에 비해 운용수익이 빠르게 하락하는 상황을 맞고 있지만, 역마진으로 인한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국내 생보사들은 빠른 시장금리 하락 탓에 자산운용 수익이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상품에 따라 수익이 보험금 부담액을 밑도는 역마진도 경험하고 있다. 이같은 역마진 누적은 1997년 닛산생명을 시작으로 다수의 일본 생보사들을 파산으로 이끈 바 있다.
심해린 한신평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국내 생보사들이 일본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선제적인 위험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09년 위험기준자기자본(RBC) 제도 도입과 2011년 본격 시행 △적극적인 금리연동형 상품 개발과 예정이율 인하 △안전자산 위주의 보수적인 자산운용 세 가지를 꼽았다.
일본의 경우 닛산생명 파산 직후인 1998년 RBC 제도를 도입했고, 역마진 상황에서도 고금리 보험 판매 경쟁이 장기간 지속됐다. 자산운용도 안전자산을 포기하고 고위험 고수익 투자에 매달렸었다.
한신평은 다만 중소형사의 경우 시장 상황이 악화됐을 때 대형사에 비해 수익성 타격이 훨씬 클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역마진 손실 위험이 큰 저축성 보험 비중을 전략적으로 늘려놨기 때문이다.
한신평이 앞으로 1년 간 특정 역마진 상황을 가정해 손실률(금리역마진위험액 비율)을 비교한 결과 대형사가 자기자본 대비 2.2%의 손실을 낼 때 중소형사는 9.5%의 손실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 애널리스트는 “중소형사는 상품구조, 투자 성향, 자본력 등의 측면에서 역마진 리스크가 급격히 확대되었을 때 수익성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을 위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대형사로 분류했고 비은행 계열사인 동부, 동양, 미래에셋, 현대라이프, 흥국생명을 중소형사로 규정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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