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 성장은 중국에 달렸다

입력 2013-02-25 15:31  

최중혁 애널리스트 특별기고


2007년 미국 자동차 시장은 전 세계 자동차 판매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반면 중국 비중은 11%로 미국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6년이 지난 지금 자동차 메이커들은 중국 시장을 빼놓고 전략을 세우기 어려워졌다. 이제는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전 세계 판매의 4분의 1이기 때문이다. 미국 비중은 18%로 약간 감소했다.

올해도 중국 시장 내 자동차 판매가 가장 기대된다. 올해는 시진핑 정부의 임기가 시작되는 해로 본격적인 경기부양책이 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진행될 도시화와 관련된 인프라 투자 및 소비확대 정책 등은 자동차 판매 증가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올해 중국 자동차 판매는 작년(1931만대)보다 11% 늘어난 2150만대로 예상된다. 한 국가를 기준으로 할 때 첫 2000만대 시장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성장 동력이 중국에 집중되는 만큼 글로벌 톱 메이커들은 중국 시장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폭스바겐과 GM이 단연 앞서 가고 있다. 폭스바겐은 2016년 목표 매출액 620억유로(약 93조원) 중 140억유로(약 21조원)가 중국 시장에서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서부지역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이 전략의 일환으로 올해까지 우루무치에 소형 세단 중심으로 연간 5만대를 생산하는 공장을 세울 전망이다.

상하이GM은 올해 중국 중부지역인 우한에 140억위안을 투자, 다섯 번째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2015년 중국 500만대 생산 목표 달성을 위한 생산능력 확충 전략 중 하나다. 우한 공장은 연간 3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60만대까지 늘릴 예정이다. 내륙 지방의 농촌 및 중소 도시 소비자층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운송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GM과 폭스바겐에 이어 중국 시장 점유율 3위다. 현대차는 작년 7월 중국 3공장 가동으로 중국에 연간 100만대 생산설비를 갖췄다. 현대차는 작년 8월 신나게 달린다는 뜻의 랑동(郞動)이란 이름으로 중국형 아반떼(MD)를 출시했다. 아반떼는 구형 모델인 XD와 HD까지 합하면 월 평균 3만5000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중국 시장에서 단일 모델 중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도 랑동과 같은 C2 세그먼트 K3를 지난해 10월 출시했으며 판매는 순항 중이다. 현대차는 또 중국 현지에 상용차 합작공장을 작년 8월 착공했다. 총 6000억원을 투자해 사천성에 설립하는 사천현대기차유한공사는 내년 상반기부터 연간 트럭 15만대, 버스 1만대를 생산하게 된다. 향후 생산량을 연간 30만대로 늘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내년 초 기아차 중국 3공장이 추가로 완공되면 현대차그룹은 중국에 연산 190만대 규모를 갖추게 된다.

하지만 중국 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만 머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자국 산업에 대한 육성의지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3~5개의 핵심 경쟁력을 가진 대형 자동차 기업 집단 위주로 인수·합병을 유도해 경쟁력을 육성하고 자체 브랜드 개발을 촉진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앞으로 중국 시장은 글로벌 업체와 로컬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eric.choi@shi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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