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연임 후 첫 의회 국정연설에서 제시한 키워드 하나가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미국을 일자리와 제조업을 끌어당기는 자석으로 만드는 게 최우선 순위”라며 “3차원(3D)프린팅 기술 육성으로 새로운 제조업 혁명을 이룰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통해 특정 산업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이례적이다. 3D프린팅은 컴퓨터로 디자인하거나 설계한 입체를 이른 시간 내에 제품으로 찍어내는 차세대 혁신 제조 기술이다. 제조업 판도를 뒤흔들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 기술을 적용한 게 3D프린터다.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연설 키워드로 삼을 만했다.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도 3D프린팅과 3D프린터 산업의 잠재력을 간파했다. 중국의 유력 경제매체인 차이징은 올해 첫 커버스토리로 관련 산업 전반을 다뤘다. 업계 관계자가 전한 중국 정부의 인식이 놀라웠다.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공무원을 만나 3D프린터 개념을 설명하는 데만 반나절이 걸렸지만, 지금은 공무원들이 관련 기술 발전을 위한 견해를 내놓을 정도”라고 말했다.
중국 국무원 산하 싱크탱크인 발전연구센터의 연구원들은 올초 3D프린터 기술 개발 촉진 방안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먀오웨이 공업정보화부 부장은 지난해 12월 “3D프린터 기술의 연구와 상용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3D프린팅 기술을 제조업 현장에 적용, 값싼 노동력을 찾아 중국과 인도 등으로 나간 자국 기업들이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 중국은 3D프린터 산업 육성으로 제조업의 기술적 열세를 일거에 뒤집는다는 전략이다. 현재 중국 기술력으로는 제조가 불가능한 정밀부품도 3D프린터로 ‘출력’하면 되기 때문이다.
‘제조업 강국’을 자부하는 한국의 인식은 어느 수준일까.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140개 국정과제를 최근 발표했다. 빅데이터, 우주발사체, 클라우드 컴퓨팅을 포함한 연구·개발(R&D) 지원계획을 밝혔지만 3D프린팅과 프린터는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 “3D프린터 기술 발전을 위한 어떤 지원방안도 없다”며 “지금까지 그 필요성 여부를 논의하는 자리조차 없었다”고 토로하는 정부 관계자의 말이 도무지 믿기질 않았다.
노경목 국제부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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