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톨릭 교회 최고 성직자인 키스 오브라이언 스코틀랜드 추기경(74)이 은퇴를 한달 남기고 불거진 성추문 의혹으로 전격 사임했다.
오브라이언 추기경은 25일 성명을 통해 “재임 기간에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 사과한다”며 추기경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그는 “다음달 은퇴를 위해 사임서를 이미 교황청에 제출한 상태로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결정에 따라 오늘부로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는 새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다음 달 바티칸 교황청에서 열릴 예정인 콘클라베에도 참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콘틀라베 참석 자격이 있는 유일한 영국 추기경인 그는 “함께 하진 못하지만 교회의 미래를 위해 추기경들이 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추기경은 1980년대 이후 사제들을 상대로 부적절한 처신을 해왔다는 성추문 의혹이 전날 일요신문 옵서버에 폭로돼 하루 만에 사임했다.
스코틀랜드 가톨릭교회 현직 사제 3명과 전직 사제 1명 등 피해자 4명은 오브라이언 추기경이 오랜 기간 자신의 감독 아래 있는 사제와 신학생들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일삼았다고 주장해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오브라이언 추기경은 자신에 대한 성추문 의혹은 부인하고 있다. 그는 최근 BBC와 가진 인터뷰에서 베네딕토 16세의 후임은 젊은 교황이 바람직하며 가톨릭 성직자의 결혼도 허용돼야 한다는 소신을 밝힌 바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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