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무책임한 '방송 치킨게임'…정부조직법 '3차 시한' 처리도 불발

입력 2013-02-26 17:05   수정 2013-02-27 03:32

물밑 협상서도 평행선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가 결국 3차 시한인 26일마저 넘겼다. 1차(14일)와 2차(18일) 시한을 지키지 못한 데 이어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도 통과되지 못하면서 내각의 공백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지난 22일 공식 협상을 중단한 이후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간 물밑 접촉을 벌였으나 입장 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현재 사실상 단 하나 남은 쟁점은 IPTV(인터넷TV) 종합유선방송국(SO) 일반채널사업자(PP) 위성방송 등 비보도 방송 분야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 문제다. 새누리당은 방송통신 융합을 기반으로 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육성을 위해 미래부 이관을, 민주당은 방송 공공성 및 공정성을 내세워 방통위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방송과 통신을 결합해 하나의 부서에서 했던 것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을 거쳐 10년간 논란 끝에 확립한 것”이라며 “방송과 통신을 떼어서는 미래부가 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또 “원래는 이 정도 되면 여당은 직권상정, 야당은 단상 점거 및 몸싸움 준비에 들어갔을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국정을 시작하는 마당에 국회는 최대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도리”라고 야당 측에 호소했다.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언론의 독립성과 중립성은 여당도 100% 보장할 것”이라며 “케이블방송 같은 가치중립적인 사업자는 방통위에 남겨놓을 필요가 없고 통신과 방송이 융합된 IPTV도 더 빨리 발전시키려면 미래부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양보할 수 있는 것은 다 양보했다”며 “방송의 공공성을 보장하겠다면서 방송 인허가권을 미래부로 가져가려는 것은 방송을 ‘정권의 시녀’로 만들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도 “지상파가 방송하는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의 관할 부처는 방통위고, 이를 받아 재방송하는 케이블 방송은 미래부인 나라가 지구상에 어디 있느냐”며 “(방송 부문의 방통위 존치가) 지난 60년간 우리가 지켜온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를 지키는 길”이라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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