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대통령 시대…달라지는 청와대, 여성경호원 대폭 늘어…주치의도 女?

입력 2013-02-26 17:09   수정 2013-02-27 03:23

영부인 집무실 용도 변경 등 리모델링

군의관이 맡던 의무실장에 관례 깨고 민간의사 내정
삼성동 자택서 일손 돕던 도우미·미용사도 靑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지난 25일 한 여성 경호원은 카퍼레이드 행사 내내 박 대통령이 탄 차량 옆을 지켰다. 이 요원은 박 대통령이 서울 삼성동 자택을 나올 때부터 경호했다. 박 대통령이 차에 탈 때 옷매무새를 고쳐주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임기 이틀째인 26일에도 여성 경호원들의 경호 업무는 이어졌다. 박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생겨난 새로운 풍경이다. 과거에는 주로 남성 경호원이 대통령 근접 경호를 했다.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 시대가 열리면서 청와대에서는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현재 청와대 시스템은 가족과 함께 사는 남성 대통령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는데, 이제 독신 여성 대통령에 맞춰야 한다.

당장 여성 경호 인력이 늘어난다. 여성 대통령을 근접 경호하기에는 여성 요원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여성 경호 인력은 10여명 수준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대통령 부인이나 가족을 경호했지만, 이제 박 대통령을 근접 경호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거주할 관저와 집무실이 있는 본관 건물의 구조도 바뀐다. 본관 1층에 있는 대통령 부인 집무실은 새로운 용도로 사용된다. 대통령 부인을 맡았던 제2부속실의 역할도 청와대로 들어오는 민원을 처리하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 집무실에 딸린 화장실에서도 남성 변기를 들어내는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관저는 이미 한 차례 고쳐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가 24일 오후 관저를 떠난 직후부터 도배 등 인테리어 작업이 시작됐고, 일부 공간을 재배치하는 작업도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박 대통령이 사용했던 가구 등 이삿짐은 이날 저녁 삼성동 사저에서 옮겨왔다. 옷가지와 구두, 주방용품, 박 당선인이 모은 자료 등이 1차 이삿짐에 포함됐다고 한다. 6개월 정도 이후에 관저 구조가 한 차례 더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관저 구조를 급격하게 바꾸기보다는 박 대통령이 생활하면서 고칠 부분을 지적하면 6개월 정도 후에 순차적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의사를 박 대통령의 주치의로 기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스스럼없이 자신의 몸 상태를 말하기에는 여성이 더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청와대에 상주하며 박 대통령의 건강을 챙기는 의무실장에는 김원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가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의무실장은 매일 대통령의 혈압과 맥박, 체온 등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점검한다. 지금까지 군의관이 맡아왔지만 박 대통령은 이 관례를 깨고 민간인 의사를 내정했다.

이 밖에 박 대통령은 삼성동 자택에서 고용했던 가사 도우미를 청와대에 데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대통령의 헤어스타일을 담당했던 미용사와 운전기사도 청와대에서 일할 예정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의 첫날인 25일 밤 늦게까지 잠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빈 관련 자료들이 많은데, 박 대통령은 26일 새벽까지 이 자료를 읽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6일 오전 9시에 청와대 본관으로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일상생활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평소처럼 오전 5시에 일어나 요가와 국선도, 스트레칭을 하면서 건강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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