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잡기' 역풍 우려…민주, 절반이 찬성표

입력 2013-02-26 17:13   수정 2013-02-27 03:29

정홍원 총리 동의안 72% 찬성으로 국회 통과

찬성률, DJ·盧 정부 초대 총리보다 높아
민주, 김병관 국방 후보 청문회 개최 거부



정홍원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표결은 싱겁게 끝났다. 야당이 부적격이라고 몰아세웠던 것과는 달리 높은 찬성률을 기록하며 통과된 것이다.

72.4%라는 높은 찬성률은 ‘발목잡기’란 비난에 부담을 느낀 야당이 자유투표로 임명동의안을 처리했기 때문이다. 김용준 후보자가 낙마한 상황에서 정 후보자마저 국회벽을 넘지 못할 경우 새 정부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시살상 통과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자유투표를 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결국 역풍을 우려한 야당 참석자(113명)의 절반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찬성률은 72.4%로, 이전 이명박 노무현 김대중 정부의 초대 총리 찬성률보다 높았다. 김영삼 정부의 황인성 총리는 97.4%(193명 중 188표), 김대중 정부의 김종필 총리는 67.1%(255명 중 171표), 노무현 정부의 고건 총리는 66.3%(246명 중 163표), 이명박 정부의 한승수 총리는 64.4%(270명 중 174표)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황인성 총리의 경우 야당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거대 여당이 단독으로 표결한 것이었다.

물론 야당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에 야당의 부정적 평가를 담는 명분을 쌓았다. 이날 여야 합의로 채택한 정 총리 인사청문 보고서에는 “(정 총리가) 책임총리로서 추천한 국무위원 후보자들이 여러 의혹과 문제가 드러나고 있어 후보자 추천권을 제대로 행사했는지 의문”이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업무를 시작한 정 총리는 취임 초기 ‘복지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는 주요 국정 과제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제시했다. 경제정책은 신설된 경제부총리가 주도하지만, 복지정책은 총리실이 주도하게 된다. 총리실 산하에 설치되는 ‘사회보장위원회가’가 복지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총리 임명동의안을 통과시킨 민주당은 이날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개최를 거부하는 등 나머지 국무위원 후보자 인준을 둘러싸고 여전히 여당과 각을 세우고 있다. 벌써부터 야당에선 3명 이상은 낙마시킬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실제로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는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을 잡을 예정이었으나 야당 반대로 무산됐다. 당초 국방위 여야 간사는 3월6일 인사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김 후보자의 무기중개업체 고문 경력 등을 문제 삼아 ‘청문회 불가’를 주장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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