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금, 美→유럽 방향전환

입력 2013-02-27 16:59   수정 2013-02-28 02:38

유럽 직접투자액, 美 압도


미국으로 가던 중국의 돈이 유럽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로 투자 기회가 늘어난 데다 미국이 안보 문제를 내세워 중국의 투자를 규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6일 미국 컨설팅 회사인 로듐그룹에 따르면 유럽에 대한 중국의 해외 직접 투자는 지난해 102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3%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에 대한 직접 투자 65억달러보다 56.9%나 많은 것이다. 2010년 중국의 미국 직접 투자는 58억달러로 유럽연합(EU)에 대한 투자 35억달러에 비해 훨씬 많았지만 지난 2년 동안 상황이 바뀐 것이다.

로듐그룹은 유로존 재정위기로 사업 기회가 훨씬 많아진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최근 2년 동안 유럽에서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공공산업 및 인프라 투자를 크게 늘렸다. 지난해 유럽의 공항 등 교통 인프라와 전력 산업 등에만 50억달러를 투자했다. 미국에서는 이들 분야에 대한 투자 실적이 없다.

미국의 안보 문제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통신 기업들의 자국 기업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걸기 일쑤였다. 유럽에 대한 중국 기업의 투자 금액이 미국 투자 금액보다 3배 이상 많은 이유다.

중국은 우주 개발 분야에서도 EU와 손잡기로 했다고 스페이스닷컴이 이날 보도했다. 유럽우주국(ESA)은 중국이 2020년에 유인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는 데 정박 및 도킹기술을 제공하고 우주인도 파견하기로 했다. 중국은 그동안 우주로켓 발사와 도킹 등에 러시아 기술을 이용해 왔으나 최근 협력 대상을 유럽으로 바꿨다.

중국의 한 관계자는 “2011년 무인우주선 선저우 8호와 톈궁 1호가 우주상공에서 러시아 기술을 이용한 도킹에 성공했지만 당초 계획대로 매끄럽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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