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A급 회사채…다시 '귀한 몸'

입력 2013-02-27 17:04   수정 2013-02-28 02:17

국고채 금리 사상 최저 "AA급으론 만족 못해"
안정성·수익 동시 보장…'넘치는 돈' A급에 몰려




마켓인사이트 2월27일 오전 5시46분

작년 ‘웅진 사태’ 이후 외면받던 신용등급 A급 회사채에 다시 돈이 몰리고 있다. 웬만한 A급 회사채의 수요예측에 발행 예정금액의 두 배가 넘는 자금이 모이고 있다. 국고채 금리가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자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 기관투자가가 A급 회사채에까지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수요예측 줄줄이 흥행 성공

27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회사채를 발행했거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한 A급 기업에 몰린 기관투자가 자금은 총 1조835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나치게 낮은 공모 희망 금리를 제시한 롯데건설과 효성, 태양광 사업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큰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케미칼을 제외하고 대부분 수요예측 경쟁률이 2 대 1을 웃돌았다.

현대비앤지스틸이 지난 26일 3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는 1100억원의 자금이 모였다. 기관투자가 모두 현대비앤지스틸이 제시한 공모 희망 금리 안에서 수요예측에 참여했다. 경쟁률만 3.67 대 1이었다. 현대비앤지스틸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다. A급의 가장 하단에 속한다.

A+의 신용등급을 갖고 있는 미래에셋캐피탈의 회사채 수요예측도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22일 1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 35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뿐만 아니다. SKC(A) CJ올리브영(A-) 대성홀딩스(A+) 등의 수요예측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기관투자가의 자금이 모집됐다. SKC는 2.9 대 1, CJ올리브영과 대성홀딩스는 각각 2.6 대 1과 2 대 1의 경쟁률을 각각 나타냈다.

○사상 최저금리로 수요 살아나

최근 A급 회사채를 바라보는 기관투자가의 시각은 작년 말과 확연히 달라졌다. 작년 9월 A-를 갖고 있던 웅진홀딩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이후 기관투자가의 위험자산 기피 현상은 극에 달했다. 작년 12월 자금조달에 나선 A급 기업의 회사채 발행 물량은 총 8600억원이었다. 이 중 모집한 자금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3290억원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상태가 지속되면서 기관투자가들이 보다 나은 수익을 내기 위해 A급 기업 회사채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27일 국고채 금리는 전날에 이어 또 사상 최저 기록을 다시 썼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연 2.63%로 전날보다 0.02%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AA급 회사채의 발행금리(3년 만기 기준)는 연 2%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다음달 4일 발행 예정인 3년 만기 롯데하이마트의 회사채(AA-) 금리는 연 2.96% 수준으로 결정됐다. 지난 25일 발행된 3년 만기 포스코특수강의 회사채(AA-) 금리는 연 2.9%였다. 이에 비해 A급 회사채의 발행 금리는 연 3%대 초·중반으로 높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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