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한국 자동차산업 40년···제2위기 맞았다
② 수입차 급성장, 국산차 업계 위협한다
③ 현대·기아차 도요타 제칠수 있을까
④ 2015년 한국 자동차 산업 향방은
⑤ 현대·기아차 글로벌 톱3 될까, 도요타-GM-폭스바겐 3강체제에 도전
세계 자동차 생산 5위, 한해 자동차 생산액 113조 원, 관련업계 종사자 175만 명, 자동차 수출액 비중 전체 13%(자동차·부품 718억 달러). 한국 자동차산업은 1976년 7월 첫 고유 모델인 '포니' 승용차를 남미 에콰도르에 수출한 이후 37년 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현대·기아차는 180여개국에 60여종을 판매하는 세계 5위 글로벌 자동차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해외시장서 경쟁은 치열해지고, 국내 시장에선 외국산 업체들의 공세도 거세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현주소와 과제를 5회에 걸쳐 다룬다. <편집자 주>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미국 중국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승승장구했다. 포드, 르노, 푸조-시트로앵(PSA) 등 유럽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판매 부진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해외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외에 712만 대를 팔았다. 전년보다 8% 가량 성장했다. 2013년 3월중에 해외 누적 판매량 5000만 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2001년 1000만 대 고지를 밟은 후 고속 성장을 거듭해 2011년 4000만 대를 넘어섰다. 1000만 대를 더 팔기까지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같은 고속 성장은 2002년부터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에 나선 정몽구 회장의 현지화 작업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 유럽 중국 인도 등 선진국과 신흥국을 아우르는 해외시장 개척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됐다.
김현철 한국생산성학회 부회장은 "200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현대·기아차는 안정된 품질 위에 디자인과 브랜드 가치 등 품질 경쟁력을 확보해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며 "이런 성장동력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소형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때 시장을 주도하는 힘이 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 내수 및 수출 시장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 장기화와 '원고-엔저' 영향으로 수출시장에서 채산성 악화가 우려된다. 안방에선 △내수 침체 △수입차 급성장 등으로 입지가 좁아졌다. 수출 시장에선 △환율 위기 △ 일본차 판매 공세 등 극복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환리스크에 장기화 우려···수익성 악화 예상
지난해 현대차는 해외 시장에서 373만 대를 팔아 전년 대비 11% 성장했다. 반면 내수에선 2.3% 감소한 66만 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도 해외에선 9.4% 증가한 224만 대를 팔았으나 국내에선 49만 대를 팔아 2.2% 감소했다.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한국GM, 르노삼성차 등 해외 기업과 합작한 국내 업체들도 판매 부진이 심각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올해 국산차 판매대수 전망치를 전년 대비 0.8% 줄어든 140만 대로 내다봤다. 2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내수 부진을 수출로 만회해야 한다.
환율 리스크도 악재다. 지금과 같은 원화 강세가 올 한해 지속될 경우 현대·기아차의 환차손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환율 추가 하락에 대비해 비상 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10% 오르면 수출 가격이 평균 2.1% 상승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는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연간 매출은 2조 원 줄어든다. 원화 가치가 급등한 작년 4분기에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7% 감소했다. 기아차는 반토막이 났다.
현대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180원이었던 달러당 원화 가치는 지난달 평균 1060원 대에 거래됐다. 원화 가치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달러당 엔화 가치는 지난달 2년7개월 만에 90엔 대로 떨어졌다. '원고 엔저' 현상이 장기화 되면 해외시장에서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와 경쟁하는 한국차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된다.
자동차산업연구소 황정연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는 환율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 며 "지금까지 성장 기반이 된 가격 경쟁력 외에 생산성 및 품질 향상,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비(非) 가격적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일본 '빅3' 부활···美서 힘든 싸움 예고
해외 시장에서 현대차와 경쟁하는 일본차 업체들은 엔저 흐름을 타고 판매가 늘고 있다. 지난달 미국에선 도요타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6%, 혼다는 12.8% 증가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 피해로 생산 부족에 시달리던 일본차 업체들의 경쟁력이 살아났다. 올 들어 이들의 판매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2011년 미국시장에서 9% 점유율을 돌파해 10%를 넘보던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지난달 급격히 떨어졌다. 현대·기아차의 1월 미국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월(8.6%)보다 0.9%포인트 하락한 7.7%에 그쳤다. 도요타가 1년 사이 13.6%에서 15.1%로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달 주력 모델인 쏘나타는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등 경쟁 차종과 판매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쏘나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감소한 1만3247대 팔렸다. 캠리와 어코드는 각각 12.7%, 75.2% 급증해 3만1897대, 2만3924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미국의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JD파워와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하는 품질 및 브랜드 평가에서 최근 순위가 하락하기도 했다. 이들 조사 기관은 브랜드 평판을 좌우하고 소비자 신뢰 구축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아직은 미국 시장에서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에 뒤지고 있다는 게 객관적인 사실이다.
◆국산차, IMF 이후 두 번째 위기 오나?
현대·기아차는 작년 말 북미 시장에서 '연비 과장' 논란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입었다. 그 사건 이후로 국내 소비자들의 연비 불신도 커졌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외신을 통해 현대차가 연비를 부풀렸다고 소송을 냈던 원고 측과 합의를 위한 협상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흘러나왔으나 최종 합의까진 당분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게 회사측 입장이다.
해외 자본이 투입된 나머지 3개사의 경영 상황은 더 어렵다. 차가 안 팔려 수년간 열심히 일해온 직원들 상당수가 회사를 떠나고 있다.
지난해 르노삼성차는 회사 출범 이후 처음으로 희망 퇴직을 받았다. 한국GM도 구조조정을 실시한 탓에 국산차 업계에 위기감이 팽배하다. 최근 판매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쌍용차 역시 해고자 문제로 정치권의 국정조사 압박에 시달리며 사투를 벌이고 있다.
국산차 업계가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제2위기'를 맞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부도가 나면서 외국 자본에 넘어갔다.
1998년 11월 현대차에 인수된 기아차만 빼곤 대우자동차, 삼성자동차 등이 미국 GM(제너럴모터스)과 프랑스 르노자동차에 지분을 넘겼다. 쌍용차도 2000년대 초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인수됐다가 2011년 인도 마힌드라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최근 수입차의 급부상도 국산차 업계에 부담이다. 지난달 국산 승용차 대비 수입차 점유율은 13%까지 치솟았다. 현대·기아차가 안방에서 수입차와의 전면 경쟁을 선언했을 정도다. BMW자동차의 한국 내 월 판매대수는 3000대를 넘어서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국산차 메이커들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쫓아왔다.
이홍식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글로벌 시장은 경기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여서 우리나라도 경기 둔화로 내수 경기가 좋지 않을 것" 이라며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효과가 커지면서 자동차시장은 공격적인 수입차와 이를 저지하는 국산차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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