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정세 “기분 좋은 ‘짜침’, 우리 영화의 미덕이죠”

입력 2013-02-28 08:40  


[이정현 기자/ 사진 장문선 기자] 오정세(36)가 한류스타? 영화 ‘남자사용설명서’는 의문형으로 시작한다. 빼어난 연기력과 우수에 젖은 눈망울, 매력적인 외모로 톱스타로 군림 중인 이승재 역에 오정세가 캐스팅 됐다. 확실히 오정세는 한류스타가 아니다. 실제 한류스타들처럼 꽃 같은 미모를 자랑하는 연예인도 아니다. 이원석 감독은 왜 오정세를 발탁했을까?

‘남자사용설명서’ 개봉을 앞두고 모 카페에서 만난 오정세는 차분해 보였다. 자신의 첫 영화 주연작 공개를 앞둔 그는 “영화가 손해만 안봤으면 좋겠어요”라며 넉살 좋게 웃었다. 큰 기대감을 전하기 보다 “2월 개봉작 중 유일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라며 은근히 선전해주길 바랬다.

“처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는 일단 기뻤어요. 드디어 이런 작품이 오는구나. 시나리오도 신선했던데다 상업영화 주연은 처음이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는 걱정이 됐어요. 내가 주인공? 한류스타? 주위에서도 걱정을 많이 하셨죠. 그런데 어느순간 오기가 생기더라구요. 걱정하는 분들에게 시원한 한방을 날려주고 싶은?”

‘남자사용설명서’에서 오정세가 맡은 역할은 소심함과 찌질함으로 무장한 한류스타 이승재다. 타고난 허세와 자신감을 최고 인기를 구가하다 최보나 CF감독을 만나 애걸복걸하게 되는 처지로 전락하는 인물. 그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나쁜 남자의 매력이 있다”고 전했다. 행동거지나 외모는 비호감이지만 그 가운데 관객을 끌어 당기는 알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자칫 잘못하면 비호감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절대 그러면 안됐죠. 이승재라는 인물을 어떻게 호감으로 끌고 오느냐가 중요했어요. 고민하다 이승재와 오정세가 맞닿는 부분을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물론 저는 한류스타가 아니지만(웃음)”

오정세가 해석한 이승재는 “자신에 충실하고 일에 열정을 품은 인물”. 톱스타로서 거만 떨지만 아직 알맹이는 영글지 못한 캐릭터다. 그는 이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 들어갔다. 어떤 배우도 보여 줄 수 없는 자신만의 매력을 이승재에 담으려 했다.

“극 중 보나(이시영) 감독에게 헤드폰을 씌워주고 춤을 추는 장면이 있어요. 그냥 웃고 넘어가실 수도 있지만 실은 제 예전 모습이 많이 담겨 있죠. 단역 시절에 영화 ‘박하사탕’ 오디션을 본 적이 있는데 이창동 감독님 전작인 ‘초록물고기’를 보고 액션을 많이 준비했었어요. 정작 작품은 전혀 색깔이 달랐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이었을 거에요. 그 마음이 연기를 하는 저에게도 전해졌죠”

함께 호흡한 이시영과는 ‘커플즈’ 이후 두 번째 작품이다. 전작에게 이시영을 흠모하는 역할을 맡았던 오정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제대로 대시한다. 한차례 호흡을 맞췄던 이시영-오정세의 궁합은 만점에 가깝다.

“(이)시영이가 먼저 캐스팅 된 상태에서 제가 합류했죠. 주인공 역할이라 부담이 있었는데 상대역이 이시영이라 안심이 됐어요. 나에대해 잘 알고 있는 배우와 호흡한다는 건 막강한 아군이 있다는 것과 같거든요. 오히려 시영이 한테 미안한 감정이 있었죠. 한류스타 역할에 좀 더 인지도 있는 배우들도 많았을 텐데 오정세라… 좀 아쉬워하지 않았을까요?”


“너 그 남자랑 잤냐? 잤지? 그지? 그렇지? 그럴 줄 알았어”

‘남자사용설명서’는 솔직한 영화다. 로맨틱 코미디로 포장됐지만 그 안에는 남녀관계에 대한 이원석 감독의 통찰이 잘 녹아 있다. 극중 등장하는 남자사용설명서를 ‘남자를 유혹하는 방법’으로 해석하기엔 지나치게 솔직하다. 남녀의 첫 만남부터 스킨쉽, 섹스까지 단순한 행동 하나하나에서 각자의 속사정이 드러난다.

“‘잤냐’라는 대사가 나오는 장면은 이견이 많았던 신이에요. 보나 감독이 계속 눈물을 흘리는데 계속 그 남자랑 잤는지 물어보는건 비호감으로 비춰질 수 있었죠.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이승재에게 공감이 많이 됐어요. ‘잤냐’는 단순한 추궁이 아니었거든요. 물어보는 남자도 나름의 아픔을 가지고 있죠. ‘잤냐’는 남자 입장에서는 ‘(그 남자랑) 안잤으면 좋겠는데’, ‘안잤을거야’에 가까워요”

“작품에 민폐가 되고 싶지 않았다”는 오정세는 웃기는 것에 집중하지 않았다. 이승재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진정성에 접근했다. 관객과의 공감이 우선됐달까. 그래서 ‘남자사용설명서’에서 가장 매력적인건 ‘이성을 유혹하는 방법’이 아니라 캐릭터다. 통통 튀는 캐릭터들에서 오는 화학작용이 영화를 완성케 했다.

“이승재의 매력은 열심히 사는 사람에 대한 매력, 꿈을 위해 달려가는 매력인 것 같아요. 쥐뿔도 없으면서 완벽한 척하는 허세, 하지만 진짜 내면은 인간적이고 여리죠. 일반 관객에게 이승재가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관객에게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안겨드리고 싶었죠. ‘짜친’ 인물인데 유쾌한 ‘짜침’이랄까.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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