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홈캐스트, 임시주총 파행…법적분쟁 불가피

입력 2013-02-28 16:09  

적대적 인수·합병(M&A) 이슈에 휘말린 셋톱박스 제조업체 홈캐스트의 임시주주총회가 파행으로 끝났다.

경영권 방어에 나선 이보선 홈캐스트 대표이사 측은 임시주총 결과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고 밝혔으나 M&A를 추진하고 있는 장병권 제이비어뮤즈먼트 부회장 측과의 법정 분쟁이 불가피해보인다.

홈캐스트는 28일 서울 송파구 홈캐스트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 결과, 이사회 측이 제안한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고 밝혔다. 주주총회 결의 방법 변경 등 주주들이 제안한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사업목적 추가와 함께 이 대표 측이 추천한 김덕이 사내이사, 박종문 사외이사, 이창경 사외이사, 정환만 감사, 원형태 감사 선임건이 가결됐다는 설명이다.
 
장 부회장 측이 제안한 주주총회 결의방법 변경, 장병권 사내이사, 이경훈 사내이사, 김해진 사외이사, 배오석 감사, 이상동 감사, 고동도 감사 선임 및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은 모두 부결됐다고 홈캐스트 측은 전했다.

그러나 이날 홈캐스트의 임시주총이 파행으로 치달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향후 홈캐스트 경영권을 둘러싸고 추가적인 소송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경영권 방어에 나선 이 대표 측이 M&A를 시도한 장 부회장측 세력을 견제하면서 양 측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자신들만의 임시주총'을 열어 표 대결이 성립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초 이날 오전 9시에 열리기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는 추후 재공지된 오전 11시까지도 열리지 못했다. 이후 이 대표를 주축으로 한 일부 주주들만이 본사 2층 대회의실에 입장한 상황에서 임시주총을 열었다. 한편 같은 건물 1층에서는 장 부회장이 주도한 가운데 임시주총이 개최됐다.
 
홈캐스트 본사는 이날 새벽부터 장 회장 측 관계자와 주주, 홈캐스트가 고용한 경비용역 등이 얽혀 긴장감이 감돌았다. 용역 30여 명이 본사 입구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가운데 오전 8시30분부터 주주 본인 및 의결권 대리인의 임시주총 참석 접수를 시작했으나 장 회장 측 주주의 접수 진행 정도는 미미했다. 이날 송파경찰서에 홈캐스트가 신고한 경비용역만 200명에 달했다.

당초 개최 예정시간이던 오전 9시를 훌쩍 넘기도록 임시주총 참석 접수가 끝나지 않았고, 일부 의결권 대리인의 경우 한 주주에게 두 장의 투표용지가 부여되는가 하면 투표용지에 기입된 소유주식수가 원래 보유분보다 줄어드는 등의 일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장 부회장 측인 박성하 변호사는 "의결권 대리행사의 적법성과 진실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강력 항의했다.

이 가운데 홈캐스트와 이 대표 측은 "주요 주주가 임시주총에 참석하지 않고 있어 임시주총이 진행되고 있지 못하다"면서 장 부회장 측의 입실을 촉구했다.

결국 오전 11시를 넘겨서도 일부 의결권 대리인의 접수증 및 투표권이 배부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대표 측은 임시주총을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장 부회장 측 일부 주주들은 1층에 남아 이날 임시주총에 상정된 의안에 대해 자체적으로 임의 주총 개최를 추진했다. 이에 대리인 이주영씨가 임시 의장으로 선출된 가운데 이 사장 측 관계자가 자의적 임시주총에는 법적 효력이 없음을 공표했다.

장 부회장 측은 "총 발행주식수 1475만8303주의 46.1%에 해당하는 680만9670주의 의결권을 행사 가능한 66명의 주주들이 홈캐스트 1층에 모였다"면서 "이에 일반 결의 및 특수결의 의결 정족수가 됐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한편 홈캐스트의 공시에 대해 장 부회장 측은 법적절차를 통해 대응할 예정이다.

장 부회장 측 관계자는 "임시 주주총회 결의 무효 확인 청구 소송 등 법적절차를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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