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두산·한화 '비수기 IB시장' 큰손

입력 2013-02-28 17:00   수정 2013-03-01 06:51

두산건설 박정원 회장, 1조넘는 증자·회사채 발행
한화케미칼 김동관 기획실장, 채권발행·자산매각 태양광 올인



두산건설과 한화케미칼이 최근 공모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공모시장 비수기인 연초에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룹 후계자가 경영하는 기업들이어서 공모 흥행 여부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박정원 회장의 두산건설에 전폭 지지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3~4월에 총 1조12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주식 및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먼저 이달 중 1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한다. 내달에는 45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예정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5700억원 규모 배열회수보일러(HRSG)사업부를 현물출자하는 방식의 유상증자도 함께 진행한다.

시장에선 두산건설의 유상증자 규모를 3000억~5000억원으로 내다봤다. 예상밖으로 증자 규모가 커지자 ‘서프라이즈’ 수준이라는 평가다. 두산중공업이 주요 화력발전사업 중 하나인 배열회수보일러사업을 전격적으로 떼어준 것에도 긍정적 평가가 많다. 건설보다 엔지니어링 비중을 키워 사실상 ‘두산엔지니어링’으로 재탄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두산그룹이 건설 재기에 전폭적 지지를 보내는 것은 두산건설 경영을 맡고 있는 박정원 회장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 회장은 고(故) 박두병 초대 회장의 장남 박용곤 명예회장의 맏아들이다. 두산그룹 회장인 박용만 회장(박 초대 회장의 다섯째 아들) 다음으로 그룹 수장 바통을 이어받을 인물이란 관측이 많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두산건설 주가가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주식가치 희석 우려에도 불구하고 2000원 후반대에서 크게 하락하지 않는 것도 후계구도 효과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너 장남의 태양광 사업에 ‘올인’

한화케미칼은 지난달 25일 15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했다. 1월에는 태양광 계열사 한화솔라원홍콩의 1063억원 차입금에 대해 채무보증을 서기도 했다. 한화케미칼은 보유 자산도 매각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보유 중이던 한화생명 주식 1700만주(1.96%)를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해 1224억원을 조달했다.

한화케미칼이 전방위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태양광 사업을 위한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는 태양광사업에서 최종 승부를 보려면 지속적인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 한화그룹이 사활을 걸고 있는 태양광 사업의 책임자는 다름아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의 성패에 따라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 속도와 폭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한화케미칼을 중심으로 한화그룹의 자금조달 수요가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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