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흐름 얼어붙어…금융위기 전보다 61% 급감

입력 2013-02-28 17:05   수정 2013-03-01 03:21

유로존위기 영향 여전


글로벌 자금 흐름 규모가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국경을 넘나든 대출과 투자 등 자금흐름은 4조6000억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2007년(11조8000억달러)의 39%라고 보도했다.

글로벌 자금 흐름은 2007년을 정점으로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직후인 2009년에는 1조7000억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1995년 이후 최저치다. 2010년부터는 서서히 회복세를 보였지만 아직 금융위기 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재정위기가 유럽 지역 은행권에 큰 타격을 입히면서 글로벌 자금 흐름이 줄어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자금 흐름의 증가세가 이어졌던 1980년부터 2007년까지 서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56%였다.

유로존 위기의 여파로 가장 큰 자금 흐름 감소폭을 나타낸 건 영국이었다. 유럽의 금융허브인 영국에 은행들의 대출 수요가 줄면서 현금 흐름 규모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82%나 감소했다.

보고서를 쓴 수전 런드 맥킨지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가 글로벌 자금 흐름이 급감한 최대 원인”이라며 “아직 글로벌 금융이 회복되고 있다는 어떤 신호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외국인직접투자(FDI)를 많이 받은 개발도상국으로의 자금 유입은 금융위기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도상국을 빠져나온 자금 규모는 2000년 2950억달러에서 지난해 1조8000억달러까지 늘어나 유입 규모를 앞질렀다. 중국은 최근 남미 지역에서 세계은행과 미주개발은행(IDB) 대출 규모보다 더 많은 대출을 보유해 남미의 ‘큰손’으로 급부상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머징마켓의 금융 자산 가치가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5년간 조금 늘어나는 수준에 그쳤다”며 “아직 금융계가 이머징마켓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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