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술 작품들을 보면 그 스케일이 어마어마하다. 넓은 실내를 한 작품으로 채우는가 하면 크리스토 같은 대지미술가들은 드넓은 자연이나 대형 빌딩을 작품으로 삼기도 한다. 그러나 예술사상 가장 큰 작품을 ‘창조’한 사람은 이탈리아 작가 피에로 만조니(1933~1963)다.
그는 1961년 ‘세계의 대좌(臺座)’라는 작품을 내놔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 작품은 아무런 장식도 없는 금속제 직육면체로 전면에 작품명을 거꾸로 새겨넣은 것이다. 누구는 장난하냐고 비아냥거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게 지구를 거꾸로 들어 올린 모양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좌는 조각 작품을 올려놓는 자리인데 그 대좌를 뒤집어놨으니 지구를 그 위에 올려놓은 셈이 아닌가. 발상의 전환이 놀랍지 않은가.
그럼 우리도 만조니 흉내 한 번 내보자. 세상에서 가장 힘센 사람은 누굴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것 없다. 바로 물구나무선 사람이다. 그의 모습은 지구를 들어 올린 형상이기 때문이다. 물론 당신도 할 수 있다. 세기의 역사가 되는 방법이 의외로 간단하지 않은가. 세상에 불가능이란 없는 법이다. 고정관념이 우리의 시야를 가리고 있을 뿐이다. 때로 생각을 바꾸면 기적이 현실이 된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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