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개선할 것…불법 여부는 논란"
고용노동부가 이마트에 대해 2000여명의 불법파견을 적발하고 이들을 모두 직접고용토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28일 발표했다. 정부가 유통업계의 불법파견을 대대적으로 적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유사 업종으로 단속이 확대되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불법파견 근로자 1978명 적발
고용부는 이마트에 대해 지난달부터 특별근로감독을 벌인 결과 “23개 지점에서 판매도급분야 불법파견 근로자 1978명을 적발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고용부가 근로감독을 한 이마트 지점은 판매점 23곳과 물류센터 한 곳으로 판매점에서는 모두 불법파견이 적발됐다. 고용부는 “관련 법에 따라 불법파견 대상 근로자를 이마트가 직접 고용하도록 지시할 예정”이라며 “직접고용을 거부하면 근로자 한 명당 1000만원씩 모두 197억8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태료는 불법파견이 계속 유지되는 경우 한 달에 한 번씩 부과된다.
불법파견에 대한 판단은 근로자에 대한 ‘지휘명령권’을 누가 갖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원청업체가 작업지시·인력배치 등을 하면 그 근로자는 도급이 아닌 파견에 해당한다. 이마트와 같은 판매점에서는 파견이 금지되며 도급 또는 직접고용만 가능하다. 이번에 적발된 1978명에 대해서는 이마트가 지휘명령권을 갖고 있어 고용부는 이들을 파견근로자로 판단했다. 파견근로자 고용이 금지된 곳에서 파견근로자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불법파견이 된다는 법리다.
○차별 및 부당노동행위도 단속
당초 고용부는 “이마트가 직원사찰 등 노동조합 설립을 저지하기 위해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잡고 이번 근로감독을 벌였다. 지난 7일과 22일에 이마트 본사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날도 이마트 서버관리업체 신세계I&C를 압수수색하는 등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다. 통상 고용부는 근로감독을 할 때 원인이 된 부분만 수사하지 않고 해당 업체의 노동법 준수사항을 포괄적으로 점검한다. 그 과정에서 파견법 위반 사실이 함께 적발된 것이다.
고용부는 이번 근로감독에서 불법파견 외에 비정규직 차별도 함께 적발했다. 고용부는 “단시간근로자 137명에게 성과금 등을 차별 지급한 사례를 확인했다”며 “미지급된 8억1500만여원을 주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근로감독의 원인이 된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도 “일부 법 위반 혐의를 포착했다”며 “압수물 분석, 관련자 소환조사 등 추가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朴 정부 ‘비정규직 보호’ 신호탄?
업계는 이번 불법파견 적발을 계기로 정부가 ‘비정규직 보호’ 드라이브를 본격화하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5일 열린 취임식에서 “같은 일을 하면서 차별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취약근로자 보호를 강화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당장 정치권에서 다른 대형마트로 근로감독을 확대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김경협 민주통합당 의원은 “유통산업 전체 사내하도급 근로자 1만5784명도 대부분 불법파견일 가능성이 높다”며 “나머지 대형 유통업체에 대해서도 특별근로감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아직 전산분야 등에 대한 고용부의 3차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은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특별히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불법 여부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불법파견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선방향을 찾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양병훈/최만수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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