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아모레퍼시픽, 美제약사에 잇단 투자 왜

입력 2013-03-03 17:16   수정 2013-03-04 02:22

피부질환 치료제 개발
700만弗 펀드 조성 참여…태평양제약 제품군 변화 예고



마켓인사이트 3월3일 오후 2시41분

의약품 시장 철수설에 휩싸였던 아모레퍼시픽이 미국 피부질환 및 미용전문 제약회사들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려 그 배경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미국 브릭켈 바이오테크의 펀드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다. 이 펀드는 브릭켈 바이오테크가 피부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700만달러 규모로 조성하는 시리즈B 펀드다.

펀드 투자는 그룹의 벤처투자펀드인 아모레퍼시픽 벤처스를 통해 진행한다. 아모레퍼시픽 외에 투자그룹인 팰리세이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사모펀드(PEF) 등도 투자자로 참여한다.

브릭켈은 여드름 아토피 등 피부질환 치료제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제약회사다. 조성된 자금은 새 치료제 개발에 사용되는 신규 화합물의 임상시험 등에 쓸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브릭켈 바이오테크가 개발하는 치료제 두 종류의 국내 독점판매권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옵션으로 받는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모레퍼시픽 벤처스를 통해 국소지방감소 주사제 전문 제약회사인 리세라, 식욕억제유도 캡슐형 위삽입 장치 개발회사인 오발론에도 잇따라 투자했다. 오발론으로부터는 독점 판매권을 획득했다. 이들 미국 제약회사에 대한 투자총액은 약 1000만달러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이 같은 투자를 계열사인 태평양제약의 영업전략을 변화시키기 위한 결정으로 보고 있다. 관절염치료제인 케토톱으로 유명한 태평양제약은 염증치료제를 주력 생산하는 회사다. 그러나 피부질환 치료제와 국소지방감소 주사제 등을 개발하는 회사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자 태평양제약이 피부미용 관련 약품으로 주력사업을 바꾸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제약회사에 대한 투자를 늘림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을 둘러싼 의약품 사업 철수설은 자연 사그라질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최근 태평양제약을 모회사에 편입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편입이 마무리되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태평양제약은 상장폐지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 그룹이 의약품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하기 위한 사전절차로 해석해 왔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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