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미래부 빼고 처리…" 끝없는 버티기

입력 2013-03-03 17:22   수정 2013-03-04 03:03

출구 못 찾는 '정부조직법 대치'

'국정 발목' 비난 피하며 방송 입장 관철 의지



민주통합당은 정부조직법 협상에서 여전히 강경하다. 방송정책 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할 경우 방송 장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국정 발목잡기’라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출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날 미래부를 제외한 나머지 정부조직법을 처리하자는 이른바 분리처리론을 들고 나온 배경이다. 일단 이견이 크지 않은 정부조직법을 처리해 발목잡기라는 비판 여론을 피하면서 방송 기능에 대한 당의 입장을 관철시키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날 오후 예정됐던 박근혜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에 불참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청와대 회동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야당에 비판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심각하고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는 과정에서 청와대에 가는 것은 합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지만 속내는 일단 시간을 벌어 벼랑 끝 협상을 통해 타결을 이끌어내겠다는 계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새 정부의 몽니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결심을 했다”며 “국내외 경제환경 변화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경제부총리 신설, 국가안보실 신설, 중소기업청 업무영역 확대를 포함한 업무 등을 미래창조과학부 신설과 분리해 처리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창조경제를 위해 스스로 손발을 묶지 말고 야당의 양보안을 창조적 발상을 통해 수용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야당은 그동안 방송통신위원회가 갖고 있는 방송정책 기능을 미래부로 이관하면 정부가 방송을 장악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당내 일각에서는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타협해야 한다”며 “공정성을 담보하는 합의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태훈/허란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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