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포인트] 한국 건설 '아세안'에 활로 있다

입력 2013-03-04 17:02   수정 2013-03-04 23:39

심종성 <대한토목학회장·한양대 교수>


아세안은 1967년 8월8일, 태국 방콕에서 동남아시아 10개국이 모여 결성한 경제 블록이다. 태국의 주도로 결성된 이 조직에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인도차이나반도의 모든 나라가 망라돼 있다. 바다 건너 필리핀,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등도 포함돼 있다. 당시 유럽에서는 유럽공동체(EC)를 결성해 유럽 대륙 내의 경제 블록을 형성했다. 성장 일로에 있는 미국 주도의 미주경제블록을 견제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아세안은 결성 이후 막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중국의 원자바오는 중국과 아세안을 묶어 보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일본 역시 하토야마 총리를 앞세워 일본과 아세안을 묶어 단일 통화를 사용하는 방안까지 내놓으며 결합을 추진한 바 있다.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는 인도와 아세안을 엮어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하기도 했다. 한국도 이런 분위기에 동참해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6월 한국과 아세안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는 한국문화원이 설립돼 있으며, 일부 대학에서는 한국어도 가르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주도했고, 일본까지 동참해서 만들어진 ‘아세안+3’이란 아시아 경제공동체는 향후 자유무역지대 구축에 좋은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도 이 같은 해외시장 개척 분위기에 동참해야 한다.

한국은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고 있으며, 중국과는 최대 교역관계에 있다. 일본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지만 정서적으로는 껄끄러운 복잡한 관계 방정식을 가진 나라다. 동남아 국가들은 대부분 아시아 주요 3개국 중에서 한국의 자국 진출에 대해 호의적인 편이다.

다만 일부 국가들의 경우 한국 건설업체들의 저돌적인 스타일을 경계하는 측면이 있다.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 탐식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인상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성향의 동남아인들에게 저항감을 불러올 수 있다. 동남아지역 건설사업 진출 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하는 까닭이다.

동남아 국가들과의 경제통합은 반드시 국가 차원의 노력으로 진행돼야 한다. 아세안+3의 자유무역지대가 형성되면 한국은 자유무역협정이 맺어진 미국 등에 이어 또 다른 거대 시장을 확보하게 된다.

심종성 <대한토목학회장·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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