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주식시장에서 미국 정보기술(IT) 업계 양대 거인인 구글과 애플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구글 주가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반면 애플 주가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투자자들이 두 회사의 미래에 대해 다시 생각하면서 주가도 재평가받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이날 애플 주가는 2.42% 하락한 420.05달러로 장을 마쳐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시가총액도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4000억달러 밑으로 떨어져 1위 자리를 정유회사 엑슨모빌에 다시 내줬다. 구글 주가는 1.90% 오른 821.5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6개월간 구글 주가가 20.6% 오르는 동안 애플 주가는 37.8%나 하락했다. 6개월 전 애플의 3분의 1에 불과했던 구글의 시가총액은 이날 2670억달러로 애플의 3분의 2 수준까지 따라잡았다.
애플 주가가 하락한 건 지난주 미국 법원이 삼성전자와의 특허소송에서 당초 배심원이 평결한 배상액 10억5000만달러 중 절반가량인 약 4억5000만달러를 삭감한다고 판결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좀 더 근본적인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아이폰5 등 주력 제품의 판매가 신통치 않은 데다 애플이 주가를 반등시킬 만한 호재를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증권전문채널 CNBC에 출연해 “하루하루 주가를 올리기 위한 경영을 할 수는 없으며 애플은 기업가치를 잘 구축해왔다”고 지원 사격에 나섰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진 못했다. 증권회사 BGC파트너스의 콜린 길리스 애널리스트는 “애플 경영진은 신제품 소식도, 배당 소식도 내놓지 못한 채 또 하루의 월요일을 흘려보냈다”고 꼬집었다.
구글은 파죽지세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가 애플 iOS를 2년째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영향이 크다. 투자자들은 모바일 광고가 늘면서 구글의 검색광고 단가가 떨어지는 것을 가장 염려해왔다. 최근 단가 하락 속도가 둔화되면서 이런 우려도 사라졌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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