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유럽…작은 차 큰 경쟁
푸조 '2008' 등 실용성 강조…도요타 1인용車 '아이로드'도
국내업체, SUV로 승부
현대차 '7인승 싼타페' 전면에…르노삼성 캡처 양산차 공개
‘작거나 실용적이거나.’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인 2013 제네바 모터쇼가 5일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에서 막을 올렸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모터쇼로 올해 유럽 시장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는 무대다.
46개 신차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등 신차 100여종이 베일을 벗었다. 경기침체로 얼어붙은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소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실용성을 강조한 신차들이 전면에 등장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 등 국내 최고경영자(CEO)들도 유럽시장 점검을 위해 제네바를 찾았다.
푸조, 폭스바겐, 도요타 등 주요 업체들은 새로운 경차와 소형차로 불황기 돌파구를 찾고 있다. 부담이 덜한 가격에 실용성을 높인 작은 차들로 판매량을 늘려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푸조는 소형 SUV 모델인 2008을 공개했다. 소형차 208을 기반으로 한 소형 SUV 모델이다. 폭스바겐은 경차 ‘업!’의 차고를 높여 실내공간을 확대한 파생모델 ‘크로스 업!’을 출품했다. 도요타는 소형차 오리스의 왜건형 모델인 오리스 투어링 스포츠를 선보였다. 도요타는 1인승 자동차인 I-ROAD도 내놓았다.
친환경 바람을 타고 ‘연비 끝판왕’을 비롯한 친환경 차들도 등장했다. 폭스바겐은 공인 연비 114.8㎞/ℓ를 기록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XL1 양산차를 처음 선보였다. XL1은 디젤 엔진을 탑재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전기차 모드로만 50㎞를 갈 수 있다.
아우디는 공인 연비 79.9㎞/ℓ의 A3 E-트론을 내놓으며 연비 경쟁에 나섰다. 푸조는 디젤 하이브리드 슈퍼카 ONYX로 참가자들의 시선을 잡았다. 내장 마감은 신문을 재활용한 ‘뉴스페이퍼 우드’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적 요소를 넣었다.
전기차도 한 단계 진화했다. 닛산은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거리가 200㎞에 달하는 전기차 뉴 리프를 내놓았다. GM도 한국GM 주도로 개발한 경차 스파크의 전기차 모델을 공개했다.
현대차, 쌍용차 등 국내 자동차 회사들은 유럽 시장 공략 모델로 SUV를 전면에 내세웠다. 현대차는 싼타페 롱보디로 불리는 그랜드 싼타페를 공개했다. 싼타페의 앞뒤 휠 간격을 늘린 모델로 7명이 탈 수 있다. 기아차는 닛산 쥬크에 대항하기 위한 도시형 SUV 콘셉트카 프로보를 선보였다. 프로보는 3도어 쿠페식 SUV로 밝은 회색 계열의 금속성 페인트로 마감하고 오렌지 계열의 루프와 크롬으로 도금한 대형 합금 휠로 포인트를 줬다. 소형 SUV 중에선 한국GM이 쉐보레 트랙스를, 르노삼성이 캡처를 내놨다. 캡처는 세계 최초로 양산형 모델이 공개됐다. 쌍용차는 11인승 미니밴인 ‘코란도 투리스모’와, 중형 SUV 콘셉트카 ‘SIV-1’을 각각 출시했다.
제네바=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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